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심문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15일(현지시간) 2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사우디 정부는 심문하는 과정에서 카슈끄지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되 이번 사건은 정부의 승인 없이 진행됐으며, 이후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길 수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보고서는 여전히 준비 중이며 향후 내용은 바뀔 수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지에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썼던 카슈끄지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실종되면서 사우디 정부가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져왔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의 연루 사실이 밝혀질 경우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그는 '우리의 사우디아라비아 시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올렸다.
이어 15일 플로리다 등 수해지역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국왕과의 통화 사실을 언급하면서 사우디 정부가 이번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고 반복했다.
그는 "(이번 사건 진상 파악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한 시간 내로 급파할 것이며, 폼페이오 장관에게 필요하면 터키 등 다른 곳도 방문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무엇이든 감춰지는 것이 없이 파악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우디 국왕은 어쩌면 그가 진짜 (이번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 "그가 진짜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내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지만( I don’t want to get into his mind), 그의 부인은 어쩌면 범인이 불한당 살인자들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언론인 사망에 대해 사우디 정부가 인지했다는 CNN의 보도에 대해서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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