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대기 질 개선을 위해 국제기구 설립이 필요하다"
지난 11일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가 제10차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에서 '동북아 미세먼지 오염 현상과 국제협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포럼에서는 ‘한중 미세먼지 및 공해 감소를 위한 언론의 역할’에 대해 동종인 교수와 왕샤오후이(王曉輝) 중국망 총편집장이 각각 양측의 주제발표를 했고, 한중 양측 언론인 및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
동 교수는 "미세먼지가 동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최근 들어 과거 청정했던 하늘을 보기 힘들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 교수는 “지난해 9월 한국 정부가 2022년까지 국내 미세먼지의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겠다는 내용의 범부처 미세먼지 특별 대책을 제시했다"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실질적 한·중 협력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호전된 현황과 향후 잠재된 문제 등에 대해 꼬집었다. 동 교수는 " 중국 중앙정부와 각 지방 정부가 강력한 대응책과 투자 계획을 내세워 눈에 띄게 중국의 대기오염이 개선됐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오염이 심할 경우 개선 여부가 눈에 보이지만, 어느 정도 호전되면 추가 개선이 쉽지 않고 베이징 등의 오염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른바 '풍선효과'도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동 교수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지역에 대기 질 개선을 위한 국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중국은 하나의 대기 영향권이자 ‘호흡 공동체’인 만큼 대기 개선 공동체를 형성하고 국제기구를 만들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세먼지를 둘러싸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국 언론 관계자들은 주제발표와 토론에 들어가자 시진핑 사상을 거론하며 개선되고 있는 환경 상황 및 향후 한중 양국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왕샤오후이 중국망 총편집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중국은 환경의 희생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이제는 경제 성장의 지표와 속도를 희생해서라도 깨끗한 환경보전의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려고 한다”며 "중국 당국은 식수조림(植樹造林·산림 자원을 육성하기 위하여 나무를 심고 수풀을 만드는 일) 사업 추진, 신에너지 자동차보급 확대 등을 통해 녹색 생태 도시를 건설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왕 총편집장은 “환경 보호에 있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언론은 참여자이자, 교육자, 감시자, 비판자로서의 다각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중 양국의 언론 교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문제가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한·중 녹색 보도팀을 꾸려 환경문제를 보다 포괄적·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중 고위언론인 포럼은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전 총무처 장관)의 주관으로 지난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준비위원장이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인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이 사회를 맡은 개회식에서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쉬린(徐麟)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장관)이 기조연설을 했다.
이외에도 행사에는 황석태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 왕징중(王敬中) 신화사 대외부 부주임, 장허핑(江和平) 중앙방송국 뉴스센터 부주임 겸 외국어채널 매니저 등 한·중 언론계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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