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올라 2017년 5월 사업자가 파산한 의정부경전철이 대표적이다. 2012년 7월 처음 선보일 당시 우수한 수송능력과 정확성, 건설·인건비 절감 등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렇지만 과다 예측된 수요로 매년 마이너스 살림을 운영하다 개통 4년 반만에 3600억원대의 누적 적자를 기록, 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다. 현재 투자금 일부를 둘러싸고 의정부시와 소송 중이다.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은 총투자비 8880억여 원을 쏟아부은 수익형 민자투자사업(BTO, Build Transfer Operate)이다. 포스코건설 등 10개 업체가 참여한 주식회사가 30년간 운영을 맡고, 이후 서울시로 귀속되는 방식이다.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을 출발해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까지 11.4㎞ 구간을 약 23분에 주파하는 노선이다.
초기부터 수 차례 공사중지와 개통지연 등으로 잡음이 일었던 게 징조였을까. 우이신설선은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이후부터 적자를 기록하며 작년 그동안 최대치인 약 144억원의 손실을 냈다. 당장 자본총계에 따른 일부의 자본잠식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첫 선을 보인 뒤 7개월 동안에 3차례 운행중단 사고를 일으켰다.
덩달아 예상했던 승객수와 비교해 터무니 없이 적은 수치에 더해 무임승차가 지나치다. 최근 이 경전철을 탄 승객은 하루 평균 6만50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개통 전 내놨던 예측값의 절반에 그친다. 더욱이 이마저도 3명 중 1명(환승 제외)은 '공짜 손님'이었다.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서울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잇단 사고와 경영난으로 우이신설선이 과거 의정부경전철처럼 잔혹사를 기록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앞서 최소수입보장제(MRG)를 도입하지 않은 탓에 시행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보전 받을 방법도 없다. 지하철 소외지역에 들어선 긍정적인 취지는 이해하지만 '중단철' 등 오명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막 돌을 지난 시점에서 손실 최소화 및 서비스 개선 등으로 서둘러 그간 모자람을 채워야 하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