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16일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저도 지난 5월 한전 수입을 중립적으로 해서라도 이런 소비 왜곡을 고치는 게 국가적으로 자원배분 합리화에 도움 되겠다고 했고 정부에도 그렇게 건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심야(오후 9시∼오전 9시)에는 다른 시간대보다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대기업이 조업을 심야에 집중해 전력 과소비가 발생하고 심야에 하지 않는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시각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 기업은 총 41만4000개로 이들 기업의 총사용량은 28만5970GWh(기가와트시), 사용금액은 30조7154억원이다.
이 중 상위 30대 대기업의 사용량은 6만9955GWh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사용금액은 6조6475억원으로 22%다. 업체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0.007%에 불과하지만, 전체 사용량의 ¼을 사용했다.
30대 대기업이 사용하는 전기의 판매단가는 kWh당 95원으로 전체 판매단가 107원보다 12원 낮았다. 나머지 기업은 111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4원 높았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해 30대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심야(경부하) 시간대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30대 대기업의 경부하(오후 9시∼오전 9시) 시간대 사용량은 3만7372GWh로 대기업 전체 사용량의 53%를 차지했다. 전체 41만4000개 기업의 경부하 시간대 사용량 비중은 48%다.
전력거래소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경부하 시간대 평균 정산단가는 kWh당 76원으로 한전의 경부하 시간대 판매요금(kWh당 54원∼69원)보다 비싸다.
최 의원은 "30대 대기업은 경부하 시간대에 공장을 집중적으로 가동해 산업용 전기 평균 단가보다 12원이나 더 싸게 전기를 쓰고 있는데, 이는 결국 중소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경부하 요금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지금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16% 더 비싸게 쓰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왜곡이 너무 심한데 기업들이 한꺼번에 야간에 하던 설비를 고칠 수 없어서 일정 기간 점차 해결하는,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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