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권 VS 투자 '갈등'…"언론인 피살에 反사우디 정서 ↑"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기자
입력 2018-10-17 11: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구글 등 사우디정부 지원 콘퍼런스 불참 선언

  • "사우디 스타트업 큰 손 거부 힘들 것 분석도"

[사진=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끄지의 실종 사건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의 최대 자금줄 중인 하나인 사우디에 대한 비판은 스타트업들에게도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리서치 기업이 피치북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6년 이후 사우디의 실세로 불리는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 스타트업에 11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450억 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의 기술투자 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서도 미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신문은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사우디의 투자 규모는 다른 어떤 투자 펀드보다도 크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의 투자를 받은 기업들로는 차량공유 기업인 우버, 사무실 공유기업인 위워크, 증강현실 관련 기업인 매직립 등이 대표적인다. 사우디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거나, 비전 펀드에서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절했다고 WSJ은 전했다. 기업들은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지는 것을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먼로 벤처스(Menlo Ventures)의 벤처 투자자 벤키 가네산(Venky Ganesan)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역사 속에서 우리가 어느 편에 서야하는 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만약에 그것(사우디 정부의 언론인 피살)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이것은 스타트업이나 돈 문제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사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들로부터 기업공개 제안을 받은 우버는 사우디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대표적 기업이다.  사우디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할 세간에서는 우버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사우디 정부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는 것은 여성의 운전도 금지하는 사우디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당시 우버는 투자를 받는 것이 사우디의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과 사우디가 우방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여성의 운전이 금지된 국가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는 여성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언론인 피살 사건은 인권적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실리콘밸리에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다.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은 사우디에서 열리는 투자 콘퍼런스 참석을 불참할 것이라고 지난 15일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구글의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인 다이앤 그린이 이달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리야드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행사는 세계의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참여한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 정부가 반정부 언론인을 피살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JP 모간 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 미국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 우버 테크놀로지의 다라 코스로샤히, 비아콤의 최고경영자 밥 바키시 등 전 세계 기업인들과 언론인이 줄줄이 콘퍼런스에 불참을 선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