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숨통 트이나? "루블화 약세 반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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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10-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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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러시아 경제 긍정적...인플레이션도 목표치 근접"

  • 원유 수출·달러 의존도 낮춰..."루블화 가치 반사 효과도"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있는 알루미늄 주조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알루미늄 용광로를 다루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러시아 경제는 긍정적이다. 8월 실업률은 4.6%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고 9월 물가상승률도 3.4%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중앙은행과의 공식 회의에서 이렇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는 연간 상승률 4%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부가세 증세를 시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2019년 말까지 물가상승률이 4.3%로 뛰었다가 2024년까지는 4%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현지 국영방송인 RT의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는 올해 초부터 5.7% 증가해 이미 4590억 달러선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최고 수준(5980억 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외환 보유고는 외환·특별인출권(SDR) 보유액·국제통화기금(IMF)포지션·화폐용 금 등으로 구성된다.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유가 등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로 한 정책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그간 러시아 정부는 △달러 의존도 축소 △자체 가상화폐 발행 등에 집중해왔다. 원유가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추락하며 경제가 직격탄을 맞자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등 서방국가의 제재도 러시아 경제 추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EU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기 피격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의 금융·방위·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유럽 내 활동을 제한하는 광범위한 제재를 단행했다. 당시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설이 나온 이후 추가 제재가 반영되면서 러시아 경제가 더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4월 이후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15% 하락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히려 러시아 경제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부활하는 등 무분별한 경제 제재 방침을 내리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루블화 가치가 떨어진 게 외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까지 배럴당 3835루블에 판매되던 원유는 이제 배럴당 5262루블에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환율 변동으로 약 40%의 환차익을 얻은 것이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러시아의 공공·민간 부채는 2016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 1분기에는 국내 총생산의 32% 수준을 보였다. 반면 3월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전분기의 146억 달러에서 183억 달러로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크레디트사이트의 애널리스트는 "확실히 수년간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었지만 국가 부채가 현저하게 낮아졌다"며 "러시아는 낮은 유가와 제재 상황에 인상적으로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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