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도 입주도 찬바람 '쌩쌩'

입주경기 전망치 전월 대비 15p↓

2018년 9~10월 지역별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주택 분양시장에 이어 입주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68.9로 전달 대비 15.5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116) 조사 이래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던 세종(80)이 전월 대비 36포인트나 떨어지며 이달 입주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HOSI 전망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84.4)과 경기(81.6), 대구(82.3), 광주(83.3), 대전(80), 세종(80) 등에서 80선을 기록했으며, 인천(62.5, 30.3p↓)과 제주(65.2, 30.2p↓), 경북(62.5, 28.8p↓), 충남(56.5, 22.6p↓), 부산(59.3, 21.3p↓) 등에선 전월 대비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부동산 대책과 ‘입주 폭탄’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까지 매수심리가 상승했던 세종은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하락폭이 커졌으며, 부산과 경남(56.6)엔 이달 5782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과잉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연말 강남구와 송파구 등 강남권에서 입주가 예정된 대형 단지의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송파구에서는 오는 12월 말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약 1만 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84㎡의 입주권은 이달 초 15억2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지난 여름부터 매매가격이 15억원대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내달 일원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일원동과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진다. 내년 2월에는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가 입주를 진행하며, 여름에는 총 1320가구 규모의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의 입주가 계획돼 있다.

지난달 전국 HOSI 실적치도 67.2로 전월(80.9) 대비 13.7포인트 떨어졌다. 서울(91.5)과 경기(86.8)가 80~90선을 기록했고, 세종(76.9)과 대전(70.9)이 70선에 머물렀다. 그 외 지역도 50~60선에 그쳤다.

분양시장은 입주시장보다 더 얼어붙었다. 지난달 서울의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실적치는 65로 전월 대비 64포인트나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전망치도 서울(92.1, 27.5p↓)과 세종(76.9, 27.1p↓), 울산(47.8, 27.2p↓), 경남(59.3, 26.4p↓), 제주(65.2, 25.2p↓) 등에서 전월 대비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위례신도시와 판교·과천 등에서 분양이 예정된 단지들에 대해 분양보증 심사를 연기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9·13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민영주택 추첨제 분양 물량 중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를 유주택자로 간주하는 내용의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추진하면서 개정안 시행 이후 분양하도록 HUG를 통해 분양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이달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예정이던 ‘위례포레자이’와 ‘힐스테이트 북위례’, ‘성남 대장지구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 등의 분양 일정이 오는 12월 이후로 미뤄졌다.

한편 이달 전국의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만8580가구로 이 중 약 45%인 1만7364가구가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있어 이를 중심으로 입주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울산·경남에도 6962가구인 18%가 집중돼 있다.

지난달 전국의 입주율도 75.3%에 그치며 11개월째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84.7%)과 서울(87.6%)이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보였지만, 강원(69.1%)과 제주(63.3%)가 60%대를 보이며 지역 간 양극화를 이어갔다.

지난달 입주를 진행하지 못한 사유로는 ‘세입자 미확보’가 35.3%로 가장 많았으며 ‘기존 주택 매각 지연(29.4%)’과 ‘잔금 대출 미확보(23.5%)’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를 미룬 비율이 지난 8월 14.7%보다 8.8%포인트 높아져 금융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