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폐암치료제 ‘올리타’의 개발 중단으로 잠시 주춤했던 한미약품이 하반기 들어 신약개발 붐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포지오티닙' 등 신약개발 관련 성과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올리타 사건 이후 혁신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힘써온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
지난달에는 내성폐암 신약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의 신규 임상 데이터가 공개됐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미국 스펙트럼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19회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포지오티닙 2상 임상시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부분 반응률(PR) 55%,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edian PFS) 5.5개월을 나타내는 등 우수한 항암효과가 입증됐다.
객관적 반응률(ORR)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기존 EGFR 치료제는 ORR이 8% 미만이고 2차 치료제(도세탁셀·PD-1/PD-L1 저해제)는 19% 미만이지만, 포지오티닙은 43%로 도출됐다.
또한 비만·당뇨치료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경쟁약물과 비교하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추가로 개시했다. 메트포르민(광범위 경구용 당뇨약)으로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트루리시티’와 비교 평가해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 수출한 비만·당뇨 바이오신약 ‘HM12525A’ 역시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이 추가로 진행된다. HM12525A는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돕는 비만·당뇨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외에도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는 4분기 중 미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BLA)를 신청할 계획이다.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지속형 당뇨병치료제 GLP/GCG는 내년 말 3상 임상시험 진입이 기대된다.
앞서 한미약품은 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항암제 올리타를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후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한다는 조건 하에 허가를 승인받았다. 그러나 그해 9월 독일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기술이전 계약으로 사들였던 판권을 반환하면서 올리타 개발 속도가 늦어졌고, 결국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은 2010년 이후 매출액 대비 10%이상을 꾸준히 R&D(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8.6%를 R&D에 투자했고, 올해는 2분기까지 954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행보에서도 자신감이 드러난다. 지난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차세대 항암신약 후보물질인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 오락솔 3종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54회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는 신약 후보물질 연구결과 8건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성을 입증한 4가지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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