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국의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태국 굴지의 브랜드 오솟스파(Osotspa)가 올해 최대 규모의 IPO에 성공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국영 인프라 펀드가 사상 최대 규모를 목표로 IPO를 계획 중이다. 태국에서는 신흥국 시장을 둘러싼 비관론이 무색할 정도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태국의 박카스’ M-150로 유명한 127년 역사의 오솟스파(Osotspa)는 17일 공모가 최상단인 주당 25바트(약 870원)로 상장에 성공했다. 조달한 자금은 4억6000만 달러(약 5200억원)로 올해 최대 규모다. 템플턴자산운용와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와 같은 굴지의 글로벌 업체들도 투자에 나섰다.
오솟스파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는 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결과라는 게 FT의 해석이다. 태국은 올해 2분기에 4.6%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태국 동부 연안에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 2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집권 연장을 노리고 있다.
오솟스파 외에도 고속도로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펀드인 태국미래펀드(TFF: Thailand Future Fund)는 10월 31일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 공모가의 최상단에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자금 조달 규모는 14억 달러로 역대 최대 타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AIA는 여기에 5000만 달러를 투자를 계획 중이다.
CLSA의 프린 파니치팍디 애널리스트는 “기관 및 대내외 투자자들 모두 태국의 통화가치 강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바트화는 올해 가장 강력한 신흥국 통화다. 태국은 안정적인 거시경제 전망과 탄탄한 재정균형, 외환보유고가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바트 가치는 달러 대비 연초 대비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달러/바트 환율은 18일 아시아 시장에서 32.643바트를 가리키고 있다. 태국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SET50지수는 연초 대비 2.5% 가량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강달러 여파로 터키에서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신흥국 전반에서 통화 가치와 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다만 올해 태국 증시의 IPO 규모는 지난해 대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IPO는 총 20건, 총 33억 달러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52건, 42억 달러였다.
그러나 스마트카르마의 토젠저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올해 태국 IPO 시장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지만 오솟스파를 포함해 대어급 상장이 줄줄이 성공하면 현지 투자자들이 몰려들 가능성도 높다”며 밝은 전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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