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올해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창립 기념일을 보낸다. 매년 창립기념일은 기업들에 있어 특별한 날이지만, 수년째 이어지는 조선업 불황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창립 44주년 기념일인 19일 별도의 휴무 없이 정상 근무를 실시한다. 창립기념일 행사는 사내행사로 간단하고 조용히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창립기념일 휴무일 지정 제도를 없애고 정상 출근을 시행해왔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조업에 매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만큼 창립기념일 휴무를 되살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창립 45주년을 맞은 대우조선해양도 별도의 휴무를 실시하지 않고 정상근무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2013년 40주년 기념일에 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은 물론 협력사 관계자 등을 포함한 대규모 기념식을 개최했지만 이후 별도의 행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46주년 창립기념일(3월23일)을 휴무일로 유지했지만 별도의 기념행사를 갖지 않았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창립기념일을 성대하게 기념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수년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2014년부터 글로벌 시황이 악화되며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들어 조선부문에서 수주량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수주목표 달성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3분기 말까지 빅3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미포조선 포함) 70%, 삼성중공업 57%, 대우조선 63% 등이다.
2016년 최악의 수주가뭄 영향으로 실적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각각 2995억원, 14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년부터 다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우조선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수주 부진과 낮은 선가로 내년에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발주가 늘어나고 조선업황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의 일감부족과 실적을 고려했을 때 임직원과 외부에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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