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면서 다시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중국 국신책략연구원은 21일 2000년 이후 중국 A주 '위기'의 순간과 그 배경을 되짚어보며 현재의 주가 흐름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가를 알려주고 일정 단계를 거친 후 반등이 가능함도 간접 시사했다.
◇ 2005년 6월, 상하이종합지수 998포인트
2001년 6월 2245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종합지수는 2005년 6월 998포인트로 떨어졌다. 4년간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세를 유지했음에도 증시는 반토막이 난 것이다. 1300선을 지지선으로 2004년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2013년 12월 17일 9번째 1300선 붕괴 이후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지선이 무너지자 투자심리는 악화됐고 결국 1000포인트도 붕괴됐다.
당시 중국 A주에는 상장사가 자금만 조달하고 이익을 배분하지도, 투자를 중시하지도 않는 등의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 상장사 순익도 하락세를 보였다. 비관적 정서가 확산되면서 호재가 날아들어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국이 대응에 나섰지만 효과가 미미했고 주가도, 펀더멘털도 바닥을 쳤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월 주가 급락 방어를 위해 인화세(인지세)를 인하하고 보험기금의 주식 투자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 해 6월 주가는 998포인트까지 급락했고 상장사 실적 증가율도 둔화세를 지속해 2006년 1분기에 바닥을 쳤다.
◇ 2008년 10월, 상하이지수 1664포인트
2008년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 쓰나미가 몰려온 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치솟던 중국 증시도 엄청난 타격을 입고 맥없이 고꾸라졌다. 2007년 10월 역대 최고치인 6124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종합지수는 1년 뒤인 2008년 10월 3분의 1 수준도 크게 하회하는 1664대로 폭락했다. 상장사 중 99%의 주가가 하락했고 낙폭이 50%를 웃도는 기업이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이번에도 대응책이 쏟아졌지만 '깜짝 반등' 효과만 내고 하락세를 저지하지 못했다. 당국은 인화세를 거래 쌍방에 부과하던 것을 일방 부과로 변경하고 최근 '국가대표기관'으로 불리는 중앙회금투자유한책임공사(회금공사)의 증시 직접투자를 허락했다.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의 중앙 국유기업 보유지분 확대 혹은 자사주 매입 등도 지지했다. 대응책에 따라 주가가 살아나는 듯 했지만 힘은 곧 빠졌다. 인민은행의 4차례 지준율 인하도 효과가 없었다.
결국 주가는 1664포인트까지 떨어져 바닥을 쳤고 이후 2009년 1분기 상장사 실적도 부진했다. 펀더멘털의 '바닥'을 보인 것이다. 이후 중국 정부는 대량의 신용대출을 시장에 쏟아냈고 그제서야 증시는 회복세를 보였다.
◇ 2012년 12월 상하이지수 1949포인트
2010년 중국 경제는 고속성장세를 보였으나 2011년 제동이 걸렸다.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자 당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했고 경기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중국 증시는 다시 곤두박질 친다. 2012년 5월부터 11월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9월을 제외하고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하락폭이 19%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12월 4일 1949포인트로 바닥을 찍었다.
중국 경기 둔화세도 뚜렷해졌다. GDP 성장률 8%대 유지 여부를 두고 추측이 엇갈렸으나 이러한 분위기가 무색하게 성장률은 7%대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를 둘러싼 비관적 정서가 확산됐고 호재가 있어도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인화세 인하와 같은 증시 부양책은 없었지만 거시적 측면에서 접근이 이뤄졌다. 2011년 긴축으로 돌아섰던 통화정책을 완화로 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대규모 승인하는 방식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상장사 실적도 부진했다. 상장사 순익 증가율은 2012년 3분기 저점을 찍고 나서야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저점으로 떨어졌다는 것만이 이전 '위기'와의 차이점이다.
신문은 중국 A주가 겪은 수차례의 위기 속에서 "주가 하락 지속이 시장 정서를 비관으로 몰고, 투자자가 내우외환의 상황을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미래 투자 기회도 보이지 않게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올 상반기는 물론 3분기 상장사 실적 전망이 양호함에도 최근 시장 전망이 비관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책 출시와 주가·펀더멘털의 바닥찍기가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것도 특징"이라면서 이러한 흐름을 기반으로 투자 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중국 증시, 반등한다...5가지 신호 감지
지난주 폭락 후 소폭 반등으로 2550.47로 마감한 상하이지수는 이번주 어디로 움직일까.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증시 '반등'의 조짐이 이미 감지됐다면서 당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는 낙관론도 고개를 들었다.
증권일보는 22일 "보통 주가 추이는 절망 속에서 태어나고 추측 속에서 성장하며 기쁨 속에서 죽는다"는 말을 언급하며 최근 증시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낙관론을 지지할 5가지 근거로는 △ 중국 당국의 잇따른 대응책 출시 △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조 유지 △ 상장사 실적 증가세 △ 저평가된 중국 증시 △ A주로 유입되는 자본 등을 꼽았다.
일단 중국 당국은 비관정서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경기와 증시 안정을 자신하고 구체적인 대응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물론 각 금융수장이 '한목소리'로 시장 달래기에 나선 이례적 행보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반등을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하이·선전 증시 상장사 2110곳이 3분기 예상 실적을 공개했는데 이 중 1377개 기업(65.3%)이 실적 증가를 예상했다. 최근 중국 A주 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6배로 998포인트까지 급락했을 당시의 1.63배와 1664포인트로 떨어졌을 때의 2.02배보다도 낮다. 역대 가장 저평가된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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