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기 악몽 재현하나…마이닝 거래소 자체코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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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10-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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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핑 등 거래량 왜곡 우려에도 정부는 팔짱만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채굴을 많이할수록 이용자들에게 수익을 더 제공한다는 마이닝형 거래소가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펌핑을 유도하며 과거의 '암호화폐 투기장'이 재현될 위험이 높지만, 정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22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캐셔레스트'와 '코인제스트' 등은 자체 발행 코인으로 전체 거래량 순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캐셔레스트는 '캡 코인', 코인제스트는 '코즈'라는 이름의 자체 토큰을 발행해 자신의 거래소에 직상장 시킨 뒤 거래량을 늘려 코인 가격을 뛰게했다. 당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홍보성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왔고, 당장 높은 수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들이 몰린 탓이다.

그러나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폭등락에 취약하고 거래소 순위까지 뒤죽박죽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캐셔레스트가 지난 8월 발행한 캡의 가격은 22일 현재 고점대비 80% 이상 하락한 0.44원으로 폭락했다.

최근에는 중국계 마이닝 거래소까지 국내에 진출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방식의 거래는 당장은 토큰 가격이 뛰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게 된다. 하지만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해당 토큰의 가치와 가격이 동반 하락하게 된다. 펌핑이나 자전거래(시세를 높이기 위한 위장거래) 위험뿐 아니라 유사수신 우려도 있기 때문에 투자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규 거래소 중 일부가 거래량만으로는 상위권에 랭크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업체 중 하나인 코인마켓캡이나 코인힐스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자체 코인 거래량의 비정상적인 급증으로 순위가 뛰자 신뢰도가 떨어지는 일부 거래소를 순위에서 아예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적절한 규제 없이 여전히 무관심한 모습이다. 최근에서야 "11월 중 ICO(암호화폐공개) 관련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마이닝 거래소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투기장이 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아직까지는 규모가 작지만 정부의 적절한 규제가 없다면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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