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해운UP] "7대그룹 물류사, 국적선사 적취율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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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10-2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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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부차원 국적선사 적취 강제는 위험… 기형적 2자물류 구조엔 ‘사전규제’ 필수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사진=한국선주협회 제공]


"해운 재건을 위해선 민간 화주들이 상생 의지를 갖고 국적선사를 지원하고, 정부가 나서 우리나라 해운시장의 기형적 구조를 없애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해운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같이 해법을 제시했다.

해운재건의 제1과제인 선복량 확보에 속도가 붙는 시점에서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해운업계를 지원해 튼튼한 국적선사를 키워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대상선이 최근 국내 조선 3사에 초대형 선박 발주 본계약을 체결하고 SM상선과의 합병에 대한 여론이 고조되는 상태다.  

◆적취율 제고, 민간차원 ‘상생 노력’ 절실

김 부회장은 “적취율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보다 민간차원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적취율 제고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적취율을 제고하겠다며 화주들에게 국적선사 이용을 강제했다가는 국제적인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부회장의 일관된 견해다. 

그는 “유럽헌장에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해운시장은 공정경쟁을 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며 “만약 우리가 정부 주도로 해서 화물 운송에 보호무역주의를 취하면 무역 보복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민간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국적 원양 해운사를 재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화주들에게도 힘이 되는 만큼 민간차원에서 상생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김 부회장은 "일본 선·화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한 상생발전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주요 원자재 철광석, 석탄, 원유 등을 100% 일본 선사들이 운송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외적으로 일본 정부가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선사들끼리의 계약일 뿐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재 운송의 국적선사 이용비율이 50%에 그친다. 민간협력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컨테이너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암묵적으로 일본화주들은 자국 선사에 먼저 짐을 맡기는 반면 우리나라 화주들은 그렇지 않다.

그는 이에 대해 “민간 협력이 되지 않으면 선복량을 늘린 것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형적 2자 물류 구조엔 ‘사전규제’ 칼 대야

김 부회장은 “정부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기형적인 해운업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유럽이나 일본 등 어느 국가를 봐도 우리나라처럼 모든 대기업이 물류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주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계열 물류회사, 즉 2자 물류회사가 해운업계의 수익을 독식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집단 중 상당수는 자회사로 물류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LG(판토스), 현대차(글로비스), 삼성(SDS), 롯데(로지스틱스), 효성(트랜스월드), CJ(대한통운), 한화(한익스프레스) 등이다.

이 같은 2자 물류회사들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을 기반으로 해운사들의 일감을 빼앗거나 하청화해 부리며 해운업계의 경영난을 심화시킨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2자 물류회사에 대해선 정부도 최근 칼을 겨누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게 우리 정부의 선택이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사후규제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사후규제’이기 때문에 피해를 본 선사가 제소를 해야 하는데, 을의 입장에 있는 해운업체가 갑의 입장인 화주를 제소하려면 문 닫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전규제를 통해 2자 물류회사의 활동영역을 제한하지 않고선 이 같은 기형적 구조를 풀어낼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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