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서울교통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의 도 넘은 채용비리 의혹…공기업 윤리 의식 전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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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10-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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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충범 건설부동산부 기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기업의 '채용비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세습 의혹에서 시작된 이번 채용비리 문제는 국토교통부 산하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LX) 등에서 불거진 의혹 사례와 맞물리며 사회적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감 기간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내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108명이 자녀, 형제, 배우자 등 기존 직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의 약 8%에 달하는 수치다.

또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협력업체 6곳에서 총 14건의 친·인척 채용 사례가 있었던 사실을 발표했다. 이는 90여건의 제보만 확인한 것에 따른 것으로, 협력업체에 입사한 비정규직 인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할 경우 이 같은 비리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박 의원은 예측하고 있다.

LX 역시 친인척 채용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된 상태다. 작년 12월 정규직으로 바뀐 측량보조인력 19명이 LX 직원의 친·인척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 기간제 근로자로 재직 중이었다.

물론 이들 기관에 제기된 의혹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기관별로 각각 해명에 나서겠지만 문제는 국민이 이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기업의 채용비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기업 채용비리는 국정감사 시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에 가깝다. 공기업의 고착화된 모럴 해저드에 대한 국민 인식도 이미 충분히 무감각해진 상태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채용비리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대규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스템, 즉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이 이번 비리에 교묘히 이용됐다는 점이다. 2016년 지하철 2호선 용역업체 직원의 사망사고로 인해 시작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변질돼 친·인척 채용 루트로 악용된 셈이다.

채용비리는 사회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국민들의 알 권리까지 무시하는 심각한 범죄다. 특히 어느 조직보다도 공공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공기업에 있어서는 더욱 엄격한 채용절차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채용비리 문제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신의 직장'인 공기업 입성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이 채용비리로 인해 수포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번 국감을 통해 공기업 채용 관계자들의 도덕적·윤리적 인식 전환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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