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행보가 예상치 않다. 남부 광둥성 주요 도시 순방을 강조하며 '남순강화'를 시사한데 이어 민영 기업 발전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중국 경제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시 주석이 이날 민영 기업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모든 민영 기업인들은 발전 신념을 지니고 기업을 더 잘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 40년 이래 민영 기업들이 급성장해 경제 성장과 민생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민영 경제의 역사적 공헌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며 민영 경제의 지위와 역할을 의심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영 경제를 부정하거나 약화하려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당 중앙은 민영 기업의 발전을 확고히 지지하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도 지난 19일 민영기업 부양책을 연달아 내놓았다. 시 주석의 경제브레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민영기업 발전을 돕겠다고 천명했고, 국무원 정책당국자 회의에서는 민간을 포함한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는 조치를 앞당겨 시행할 방침을 밝혔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증시 폭락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민간 기업의 국유화가 급증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미·중 통상마찰과 증시 부진 등의 역풍을 맞으면서 7~9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09년 1분기 이래 최저로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9일 3분기 GDP가 전년 동기대비 6.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6.6%를 밑돌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중국의 분기별 GDP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6.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는 ‘고도성장’을 구가해 온 중국이 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이후 연간 6%대의 ‘중속 성장’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도 20일 지난 3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둔화세를 보인 것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통신은 “중국 경제가 둔화세에 들어선 것은 장기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내에서는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 GDP가 중국 정부의 목표 성장률인 6.5%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전문매체인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중국 GDP는 전년 동기대비 6.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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