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중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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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입력 2018-10-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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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요즘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중국경제 위기설이다. 최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5%를 두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갱신했고, 중국경제 위기의 신호탄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점차 힘을 얻으며, 그 근원지가 중국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2018년이 위기에 가장 가깝게 근접했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처럼 이른바 ‘블랙스완(상상 못한 극단적 위기)’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경제부양을 위한 과도한 투자와 대출로 인해 3대 회색 코뿔소(grey rhino; 기업부채,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가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경제 위기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중국경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중국경제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중국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몇 가지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단순히 중국경제 성장률 하락을 두고 위기라고 봐야 하느냐?’ 다. 중국은 지난 40년간 9.5% 평균 성장률을 지속해 왔고, 지금의 G2가 됐다. 과거 10% 이상의 고속성장은 경제성장의 토대가 없는 상태에서는 가능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규모가 전 세계 경제의 16%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현 시점에서 과거와 같은 성장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면, 전교생 500명이 있는 학교에서 500등 하는 친구가 조금만 공부하면 400등, 300등 하기는 쉽다. 하지만 100등까지 가려면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 되고, 50등, 10등 안으로 들어갈수록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제성장률만 보지 말고 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 규모 총량을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중국 GDP 규모의 경우 5년 전보다 무려 300%P 이상 증가했다.

IMF 통계에 의하면, 2018년 9월 현재 중국 GDP 규모가 대략 14조 1천억 달러로 전년대비 약 2조 3천억 달러 증가했다. 세계 8위의 이탈리아 GDP 규모가 약 2조 2천억 달러이니,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세계 8위의 이탈리아와 같은 경제규모가 하나 생겨났다는 것이다. 과거의 1% 성장과 지금의 1% 성장의 양적규모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대부분 중국경제 3대 리스크(기업부채,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 중국경제는 그 동안 감춰진 가계부채가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계부채의 막대한 빚은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뒤흔들고 경기회복에 타격을 줌으로서 결국 금융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버블문제로 인한 가계부채의 심각성이 예사롭지 않다. 가계부채는 기업부채와 달리 상대적으로 중국 채무자가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부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중국의 가계부채·가처분 소득 비율이 110%를 기록하는 등 증가속도가 빠르고 가계부문 상환능력이 악화될 경우 중국경제 하락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과거 은행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은 거의 상식처럼 여겨졌고, 결국 그로 인한 하우스 푸어가 더욱 확산되는 추세였으나, 최근 들어 중국정부의 부동산 통제정책이 성과를 보이면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어느 정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출금 상환 압박으로 인한 개인파산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이 블랙스완의 근원지가 될 수도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소비와 대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가계부채를 균형 있게 통제해 나가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다.

셋째,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민영기업의 침체가 중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2018년 본격화된 미중간 통상마찰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8년에는 제이커브 효과(J-curve effect) 환율이 오를 때 물량과 가격 변화 속도 차이로 경상수지가 잠시 악화했다가 일정 기간 뒤 수출이 증대되는 효과)로 인해 통계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겠지만, 2019년 미·중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될 경우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수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영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국진민퇴(國進民退; 국유기업 진보, 민영기업 퇴보)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중국 전체적으로 수출기업유형별 비중을 보면, 민영기업이 47%, 외자기업이 41%, 국유기업이 12%를 차지하고 있어, 민영기업의 수출하락은 중국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중국의 대미수출 하락은 경제전반의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미국의 지속적인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과 대량 자본유출로 인해 중국이 지금처럼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미중간 무역전쟁의 후폭풍을 피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은 지속적인 산업 고도화, 신산업 육성, 3차 서비스 산업 비중확대, 국유기업의 혼합형 소유제 개혁 등의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고, 미중간 통상마찰 및 분쟁이 조기에 해결 혹은 더욱 격화되지 않도록 통제하고, 지속적인 대내외 경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경제 위기설은 어제 오늘의 애기가 아니다. 중국경제의 외부적인 리스크는 대응이 가능하나, 내부적인 리스크는 내재화돼 있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중국경제 내부의 변화와 흐름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다. 단순히 경제 성장률의 절대치만으로 중국경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아니라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박승찬 소장/교수
중국 칭화대 경영학 박사
전)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 경제통상관
전)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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