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기업 사는 ‘엔터메이트’ 추락 왜

CB발행 통한 인수 악재 작용

 

미국 인공지능(AI) 기업을 사들이는 엔터메이트 주가가 되레 뒷걸음질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터메이트는 지난해 설립된 미국 보스턴AI의 주식 765만3000주를 140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양수 후 지분비율은 100%다. 양수 목적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규사업 진출이다.

호재성 공시로 보였지만, 16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간 엔터메이트 주가는 11.78% 하락했다. 특별한 점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인수란 사실이다. 같은 날 엔터메이트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70억원 조달을 목적으로 무기명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별도 공시했다.

현재 미국 MIT 연구원인 강정석(한국인)씨를 비롯해 신태원(미국인)씨. 이룬추(중국인)씨, 미국 벤처캐피털사 플레이랩스가 보스턴AI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엔터메이트는 계약금 70억1000만원을 24일 발행하는 CB로 지급한다. 보스턴AI 매각자들은 CB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엔터메이트 지분 5.82%를 얻는다.

잔금 69억9000만원은 내년 10월 19일까지 현금으로 지급한다. 잔금 액수는 올해 실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CB 이자는 없고, 상환 청구는 불가능하다. 만약 보스턴AI가 내년에 적정 실적을 내지 못하면 CB 일부를 엔터메이트에 반납해야 한다. CB 전환권 행사는 2020년 4월부터 가능하다.

전환사채 발행이 주가에 독이 된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부진한 실적도 걸림돌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미국 기업 인수와 무관하게 엔터메이트의 부진한 실적이 문제로 보인다"며 "백약이 무효인 셈"이라고 말했다.

엔터메이트는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 순손실이 2015년 86억원, 이듬해 67억원, 2017년에도 122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도 113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났다.

이번 공시가 나온 뒤 주식을 사들인 주체는 개인뿐이다.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개인은 15만6000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비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만6000주와 2만3000주를 팔아치웠다.

한석구 한국기업데이터 기술평가팀장은 "엔터메이트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 위주로 사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중화권에 강력한 네트워크도 구축한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