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드론 등을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세계 주요 도시의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분야로 손꼽히지만, 국내에선 가장 기초적인 승차공유(카풀)조차 이익집단의 반대에 부딪혀 5년째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우버는 드론을 활용한 음식 배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버는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 내의 드론사업인 ‘우버익스프레스’를 통해 2021년까지 여러 시장에서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우버는 지난 8월 말 일본 도쿄에서 ‘우버 엘리베이트 아태지역 엑스포’를 열고 일본과 프랑스, 인도, 호주, 브라질 등 5개 국가에서 하늘을 나는 택시인 ‘우버 에어’ 서비스를 향후 5년 내에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O2O(Online to Offline) 기반의 승차공유 플랫폼 업체인 우버가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세계 주요 도시에선 자동차 수 증가로 인한 교통 혼잡, 주차 공간 부족과 환경오염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도시화율은 현재 55%를 넘어섰고, 2050년이 되면 66%에 이를 예정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차량 수는 10억대에서 24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버 엑스포에 참석한 히라키 다이사쿠 일본 경제산업성(MEIT) 경제산업부대신 정무관은 "일본은 비행 택시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비행 택시가 도시 교통 체증 해소와 재난 구호 활동에도 크게 기여하는 동시에 도심과 섬, 산악 지대 간 모빌리티 연결을 확대하고 일본 여행 산업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자가 보유에 대한 인식이 공유로 전환되는 현상 또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교통체증, 대중교통 발달 등으로 이전보다 차를 소유해야 할 이유가 줄어들면서 미국과 같은 주요 국가에선 자동차 보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글로벌 카쉐어링업체 집카에 따르면 공유차량 1대는 약 9대의 자가 차량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에 투자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우버에 92억5000만 달러(약 10조5144억원), 중국 승차공유업체 디디추싱에 198억 달러(약 22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그랩에도 10억 달러(약 1조1367억원)를 투자했다. 미국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과 GM 또한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에 각각 10억 달러, 5억 달러(약 5687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우버와 그랩 등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이 거액의 투자를 받고 혁신적인 미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흐름에 국내 업체들은 소외되고 있다. 공유경제라는 글로벌 생태계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우버가 한국에 진출한 2013년 이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승차공유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국내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로 갈등을 빚으며 국민적 관심을 받자, 정부는 이제야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대를 정하는 대신 차량 운영 횟수를 출근 1회, 퇴근 1회 등 하루 2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안을 검토해왔으나, 택시업계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카카오 측은 택시업계와의 상생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우버 서비스가 가능한 호주 등의 사례를 보면 현지 택시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대책들이 분명 있다”며 “우리는 택시업계 종사자들과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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