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중국펀드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금은 낙폭과대 국면이라면서 섣부른 환매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2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중국펀드 167개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16.19%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이는 해외주식형펀드(-7.43%)나 국내주식형펀드(-11.81%) 평균에 비해서도 저조한 실적이다.
도리어 베트남펀드와 북미펀드, 러시아펀드는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다. 베트남펀드는 올해 들어 9.79%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북미펀드와 러시아펀드에서도 각각 7.07%, 0.91%에 이르는 수익이 났다.
2017년만 해도 대장주 역할을 했던 중국펀드가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펀드 수익률은 최근 2년과 5년 동안을 보면 각각 6.23%와 16.67%에 달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좀처럼 힘을 못 썼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19.72%(3307.17→2654.88) 떨어졌다. 상하이 A주와 B주도 같은 기간 각각 19.72%(3463.48→2780.38), 19.84%(341.81→274.01) 내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꺾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경기도 둔화되고 있어 단기에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5%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커졌던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다.
중국은 8월 공업기업 매출 증가율도 9.8%로, 4개월 전(10.5%)보다 하락했다.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6년 만에 최저치인 50.0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중국펀드에서 빠져나가는 돈도 줄어들었다. 순유출액은 연초부터 보면 2263억원에 달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에는 73억원에 그쳤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둔화했지만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며 "20% 가까이 하락한 현재 주가는 충분히 싸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침체에도 신흥국펀드에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이달 11∼17일 사이 신흥국 주식형펀드에 23억3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가 순유입됐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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