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확대일로에 들어서면서 코스피가 연내 2000선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여겨온 2100선을 종가 기준으로 하회했다. 지수가 2097.58까지 밀리면서 약 1년 7개월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2000선 붕괴 점치는 증권사도 나와
코스피 예상치 하단을 2000선 미만으로 제시하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지수는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한 차례도 2000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었다.
코스피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0.88%(2467.49→2445.85)와 4.89%(2445.85→2,326.13) 하락했다. 이에 비해 3분기 들어 전날까지는 9.46%(2326.13→2106.10) 내렸다.
악재가 꼬리를 물었다. 미·중 무역전쟁과 치솟는 미국 국채금리, 불안한 중국 위안화 환율, 사우디아라비아 정정 불안이 한꺼번에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주식을 2조91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391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말 전망도 밝지 않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이어지고,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에도 지속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이런 이유로 연내 코스피가 2000선을 밑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린다면 신흥국에서 113조원 이상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무렵과 비슷한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정 추정치 줄줄이 하향 조정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코스피 주요 상장법인 영업이익은 4분기 49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많은지 가늠할 수 있는 주식대차잔액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주식대차잔액은 22일 기준 55조505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4% 넘게 증가했다.
주요 증권사는 내년 하반기에나 본격적인 반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 예상치는 2250선 안팎에 그쳤다. 3~4분기 예상치는 2500선 내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돼 수급 상황이 나아진다면, 그나마 지수는 하방경직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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