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카이스트(KAIST) 총장이 지난 47년간 조성한 발전기금을 통해 2013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전을 밝혔다.
신 총장은 25일 "발전기금은 KAIST가 새로운 분야에 발 빠르게 도전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드머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KAIST는 학교가 설립된 1971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약 47년간 총 3231억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기부자 수로는 1만2906명이, 기부 건수로는 7만771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기금 가운데 기업의 기부금액 비율이 4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일반인 기부비율도 39.1%로 집계됐다.
신 총장은 "KAIST의 기부문화를 보면 특히 KAIST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일반인의 고액기부가 끊이지 않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모두 한결같이 국가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 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KAIST 기부는 1999년 김영한 여사의 유증기부를 시작으로, 정문술 회장(2001년), 박병준 회장(2007년), 류근철 박사(2008년), 김병호 회장(2009년), 조천식 회장·오이원 여사(2010년), 이수영 회장(2012년), 최태원 회장(2014년), 조정자 여사(2015년), 손창근 회장(2017년)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 총장은 "고액을 쾌척하는 기부자만이 KAIST 기부문화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부자 수 기준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총 1만2906명의 기부자 가운데 동문이 40.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KAIST 기부 건수 기준 통계를 보면 동문의 비율이 34.8%로 가장 높았고 학부모 20.3%, 직원 20%, 교수 13.3%, 재학생 5.7% 순으로 파악됐다. 발전기금 캠페인 참여자도 2007년 2112건, 2013년 6364건, 2016년 8908건에서 매년 증가했으며 2017년에는 처음으로 1만건이 넘은 1만2039건을 기록했다.
신 총장은 "해당 발전기금들은 건축·시설기금, 학술·연구기금, 학사운영기금, 장학기금 등 KAIST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활용했다"며 "이를 통해 세계 선도대학으로 도약하는 동시에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KAIST는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발전상을 공유하는 'KAIST 발전·후원의 밤' 행사를 26일 오후 5시부터 서울 남산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이수영 발전재단 이사장, 김병호 회장 등 고액 기부자를 비롯해 정근모 박사와 김우식 전 부총리 겸 제25대 과학기술부장관,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바이오 및 뇌공학과 졸업) 등 KAIST의 지속 발전을 응원하는 동문 및 송지나 작가 등 각계 외빈을 포함해 200여 명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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