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이 15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최근 수개월간 강남권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시장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정부가 지난달 '9·13 부동산 대책',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등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강남 주요 단지들의 호가가 빠지고 있다.
25일 한국감정원은 지난 22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3%이며, 오름폭이 전주 대비 0.02% 포인트 둔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강남 4구는 이번 주 가격변동률이 -0.01%를 기록, 지난 7월 9일 이후 1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역별 가격변동률을 보면 송파구가 지난주 0.01%에서 이번 주 -0.04%를 기록하며 서울 전체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강남구는 0.01%에서 -0.02%, 서초구는 0.03%에서 -0.02%로 각각 떨어졌다.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들 중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이들 강남 3구뿐이다. 강남 4구에 포함되는 강동구는 0.05%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강남권 단지는 9·13 대책 및 공급방안 영향으로 강남권 일대 호가 하락세가 확산되고, 매물이 소폭 누적되며 하락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래시장도 짙은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불과 지난달 초 18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던 전용면적 76㎡가 현재는 무려 1억원가량 떨어진 17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는데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대책 전과는 달리 현재 완연한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아파트는 투자 상품 성격이 강하고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출 규제 압박이 크고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약보합세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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