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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에 CP 돌리는 '하림 2세 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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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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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총수 2세가 소유한 금융사 에코캐피탈이 계열사에 기업어음(CP)을 팔고 다시 돈을 빌려줘 이자를 챙기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에코캐피탈은 전날까지 2년 동안 모두 12차례에 걸쳐 495억원어치 CP를 하림그룹 계열사에 내부거래로 팔았다. 수치는 해당 기간 '특수관계인으로부터 CP 매수' 공시를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CP를 내부거래로 돌리는 일은 같은 기간 하림그룹·DB그룹 2곳에서만 일어났다. DB그룹에서는 횟수가 1차례(DB손해보험↔DB자산운용)에 그쳤다.

에코캐피탈은 올해 하반기에만 계열사를 상대로 7차례 CP를 발행했다. 해당 계열사는 하림산업(170억원)과 참트레이딩(15억원), 그린바이텍(50억원), 에이치에스푸드(80억원), 디디에프엔비(5억원)다.

에코캐피탈 측 장·단기 차입금은 2017년 말 기준 1420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3% 안팎 이율로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에서 1000억원 이상을 가져왔다. 나머지 돈은 CP를 3% 내외 이율로 발행해 조달했다.

이에 비해 에코캐피탈이 계열사에 돈을 빌려줄 때는 6%에 육박하는 이자를 받는다. 예를 들어 계열사인 순우리한우는 올해 들어 이율 5.8%로 20억원을 6개월 동안 차입했다. 조달비용을 감안하면 에코캐피탈이 거의 2배씩 마진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에코캐피탈 최대주주(100%)는 올품이다. 다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맏아들인 김준영씨가 올품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에코캐피탈은 이런 올품을 상대로 2017년 30억원을 배당했다.

과거 STX그룹이나 동양그룹도 해체를 앞두고 계열사끼리 CP를 돌렸다. 상환이 어려운 줄 알면서도 '폭탄 돌리기'를 한 것이다. 물론 하림그룹 재무구조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CP 발행액도 훨씬 적다.

하림그룹 올품은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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