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사퇴로 다시 치러지는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 도전한 오세정 전 바른미래당 의원을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교수직을 발판삼아 정계에 입문한 뒤 국회의원 4년 임기가 반 이상 남은 상황에서, 대학가로 거취를 옮기려는 행보에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심지어 오 전 의원이 서울대 총장직을 발판삼아, 정부 요직 등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와, 최고의 지성인을 양성하는 상아탑의 기본 원칙과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대 인문계열의 한 교수는 "현재 서울대 상황이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상태"라며 "정치권에서 별다른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았던 오 전 의원이 현재 서울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인물인지 의문이 든다"고 일침했다.
또다른 교수는 "상아탑은 신성한 곳으로, 정치적인 면과 분리되고 자유로워야 한다"면서 "의원직 임기가 반 이상 남은 상태에서, 공직선거결과를 저버리면서까지 임기 4년의 서울대 총장 자리에 도전하는 것은 잘못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오 전 의원의 과거 전례를 보면, 기초과학연구원장을 하기 위해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직을 1년도 안 돼 그만뒀다"면서 "몇년 전 서울대 총장에 출마하기 위해 기초과학연구원장에 임명된 지 얼마 안 돼 사퇴하는 모습을 보고,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강하게 남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장 선거에 국회의원이 출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오 전 의원은 앞서 서울대 총장 선거 출마와 관련 "국회 업무는 주로 제도 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일이 간접적으로 느껴졌고, 현장 일선으로 나아가 직접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며 "국회의원직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을 선도하는 서울대를 책임지는 것도 나름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오 전 의원의 입장에도, 그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여전했다. 지난 서울대 총장 선거 '학생 태스크포스'에 참여했던 한 재학생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이 의원 임기도 채우지 않은 채, 서울대 총장 자리에 나와 재학생을 비롯해 서울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으로 자연대 학장을 지낸 오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제26대 서울대 총장선거에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으로 이사회에 추천됐다. 당시 이사회는 성 전 총장을 선출했고, 오 의원은 2016년 당시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대는 지난 7월 총장 최종 후보인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성희롱 논란 등으로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다시 선거를 진행하는 중이다. 총장추천위원회는 총장 후보에 대한 △서류심사 △발전계획서 평가 등을 거쳐 예비후보를 5명으로 압축했다. 내달 투표를 진행한 뒤 정책 평가를 통해 3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자체 투표로 최종 후보를 올해 말쯤 선정한다. 이후 교육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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