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이에 따른 제재의 '희생양'이 됐던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싱(中興·ZTE)의 1~3분기 실적도 급감했다. 하지만 3분기만 두고 볼 때 서서히 매출이 살아나는 추세라는 평가다.
이번 위기로 핵심기술 확보와 핵심부품 '국산화'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식한 ZTE가 5G와 반도체 칩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고 있다고 증권시보가 26일 보도했다.
25일 저녁(현지시간) ZTE가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 1~3분기 매출은 587억66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26% 급감했다. 적자액은 72억6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제재로 '생존 위기'를 겪었던 ZTE의 적자 지속은 이미 예상된 결과다.
ZTE에 따르면 올 3분기 순이익은 5억64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는 급감한 수준이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한해 총 적자액은 62억~72억 위안이 예상됐다.
지난 4월 미국 당국은 ZTE가 대이란제제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반도체 칩 등 핵심부품의 미국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충격도 컸다. ZTE 사태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직접 '반도체 국산화' 등을 강조하고 나섰을 정도다. 양국 간 협상 등 조정을 통해 미국 상무부는 ZTE에 14억 달러 벌금 부과 등 조건을 내걸고 7월 제재를 취소했다.
제재에서 벗어난 ZTE는 '비용 절감'과 핵심기술 확보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3분기 ZTE의 R&D 투자비용은 34억6500만 위안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무려 37.47% 급증했다. 주로 5G 무선인터넷, 반도체 칩 등 핵심기술 개발에 투입됐다는 게 ZTE 측의 설명이다. 3분기 ZTE 통신장비 판매 비용은 19억1200만 위안으로 37.49% 급감했다.
지난 8월 말 쉬쯔양(徐子陽) ZTE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략적인 시간표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올해 기본적으로 업무를 회복한 후 내년에 이동통신업체 통신 인프라 사업 등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 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5G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도 계속 경주할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칩 등 핵심부품 R&D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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