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내년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의 지배구조 관여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정부가 어떤 인물을 회장이나 행장에 앉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최 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변했다.
이날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 위원장은 1년 전 분명 우리은행은 민영화된 은행으로 경영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최근 우리은행에 간섭하는 것은 지난해와 입장이 달라진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2016년에 밝힌 대로 우리은행의 자율경영을 보장한다는 원칙과 입장은 변함없다"며 "하지만 정부가 우리은행 지분 18.4%를 가지고 있는 주주로서 지배구조와 관련해 의견을 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의도를 가지고 회장이든 행장이든 누굴 앉히려고 의사 표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자율경영 보장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도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지배구조 문제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발언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15일 최 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관치' 논란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금융권의 수많은 낙하산이 있는데, 인사 활용 정점이 우리은행 회장 선거"라며 "올드보이가 올 것이라는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번 행장 선임 때도 대주주인 정부가 관여 안 했다"며 "정부가 어떤 특정인을 선임하기 위해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외에도 최 위원장은 각 금융업권별로 쟁점 사항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카드업권에 대해서는 가맹점 수수료와 관련해 소상공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케팅 비용의 혜택을 많이 받는 계층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방향으로 하는 게 적절하다"며 "11월까지 수수료 인하를 인한 적격비용 재산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예대마진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은행권의 수익 자체를 놓고 비난하거나 예대마진 규모가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대출금리의 경우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은행들의 수익이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씀드렸지만 이와 별개로 개별은행의 대출금리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게 중요하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은행법을 국회에 제출해 대출 금리를 비롯한 불공정한 상품 운영에 대해서는 제재와 시정조치를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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