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생태관광도시 창원…도심 속에 숨겨진 '오색빛' 창원의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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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창원=기수정 기자
입력 2018-11-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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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 드림로드…편백숲서 산림욕, 핑크뮬리서 인생사진

  • 주남저수지 철새떼·은빛 억새… 주렁주렁 매달린 단감

굳이 창원을 여행을 한다면 '산업관광' 정도가 적절했다. 최초의 수출 자유지역 마산, 최초의 계획도시 창원, 최초의 근대 군항도시인 진해까지······. 경남 창원을 꾸미는 수식어도 꽤 산업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창원은 명실상부한 '생태관광도시'로 탈바꿈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분홍빛 옷을 입은 핑크뮬리, 은빛 억새, 주황빛 단감이 초록빛 편백숲과 푸른 바다까지······. 형형색색 가을의 빛깔들이 화려하게 수놓인 가을의 창원은 몹시 아름다웠다. 

◆초록빛 편백숲, 핑크뮬리 어우러져···감동이 '진해' 드림로드
 

진해 드림로드 구간에 있는 편백숲. 숲 한가운데서 편백의 상쾌함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진해 하면 벚꽃 군항제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드림로드'를 천천히 걸어볼 것을 권한다. 진해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드림로드는 총 4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장복하늘마루길(4㎞) 천자봉해오름길(10㎞) 백일 아침고요산길(5.6㎞) 소사생태길(7.6㎞)까지 저마다 각기 다른 특색을 지녔다. 

물론 이 네 길을 하루에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다. 그땐 치유의 숲에서 하늘마루를 거쳐 안민고개까지 이르는 4㎞ 구간만 걸어도 좋다. 풍광이 가장 빼어나 진해의 참모습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장복산 조각공원에서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울창한 편백숲이 등장한다. 이곳에서 산림욕을 할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장복하늘마루길에선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며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장복산 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꽤 생경하다. 해군기지 내 시설과 정박해 있는 군함이 보통 논이나 밭이 펼쳐져 있는 다른 바다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하늘마루에서 바라본 진해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장복산 조각공원에서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편백숲이 펼쳐진다. 산림욕장이다. 하늘까지 올곧게 뻗은 편백림이 상쾌함을 안긴다. 고개를 들면 편백림 사이 사이에 조각처럼 펼쳐진 파란 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천자봉 아래에 자리한 진해 보타닉 뮤지엄[사진=기수정 기자]


천자봉 아래 자리한 진해 보타닉 뮤지엄도 들러볼 만하다. 뒤엔 장복산과 천자봉이, 앞엔 진해의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암석원△이끼정원△사각정원△솟대정원△꽃대궐△온실△행복의길 △하늘길 등 주제별 정원을 비롯해 통창 밖으로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는 카페와 야외 정원은 '힐링명소'로 인기몰이 중이다.

만병초, 다육식물, 핑크뮬리 등 계절별로 피어나는 자생 야생화와 진귀한 식물이 자라는 수목원이지만 계절별 전시회와 음악회, 시 낭송회, 체험 프로그램, 교육 등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 없는 진해 보타닉 뮤지엄[사진=기수정 기자]

 

보타닉 뮤지엄 야외공간. 차와 케이크를 맛보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한편 창원시는 지난 9월부터 생태 테마관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름하여 '편백숲 욕(浴) 먹는 여행'으로,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2018 생태테마 관광자원화 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4억3000만원(국·도비 2억8000만원)을 확보했다.

'욕(浴)'은 ​ '몸을 씻다', '수양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초록빛 편백이 빼곡히 들어찬 숲을 천천히 거닐며 그간의 고뇌를 다 씻어내라는 의미다.

시는 여좌천, 안민고개, 청룡사 편백숲 쉼터, 목재문화 체험장 일원에서 진해 생태자원과 연계한 해설 및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편백숲 浴 먹는 힐링여행을 주제로 △진해 편백숲을 활용한 숲 요가△숲 명상 등 생태관광 힐링 프로그램 개발·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붉은 석양, 출렁이는 은빛 물결···주남저수지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한 창원에 무려 898만㎡(271만6450평)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저수지가 있다. 109여종의 다양한 철새가 찾아오는 매력적인 철새 도래지, 주남저수지다.

주남저수지는 매년 찾아오는 철새들과 다양한 수생식물, 수서곤충 등으로 아름다운 사계를 선보이고 있다.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 은빛 억새를 감상하며 천천히 걷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진=기수정 기자]


1980년 가창오리 5만마리가 월동한 것을 시작으로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16여종과 환경부 멸종위기종 10여종까지 109여종의 철새가 감동을 선사하는,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철새도래지 중 머리 위로 비행하는 기러기와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 등 가까운 거리에서 새들의 비행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석양이 붉게 물든 시각, 주남저수지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저수지를 둘러보기 전 람사르협약과 습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전시 공간인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에서 주남저수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다. 

2층 에코전망대에서는 들판에 내려앉은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을 가장 가깝게 탐조할 수 있고 주남저수지와 백월산의 자태도 한눈에 볼 수 있다니 일석이조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람사르문화관에서 출발해 약 7.5㎞에 이르는 저수지 둘레를 모두 돌아보는 데는 2시간여가 걸린다.

은빛 억새와 길 사이에 피어난 분홍빛 코스모스가 바람에 살랑이며 방문객을 유혹한다. 길 사이엔 새 이야기 안내판과 정자도 있어 쉬엄 쉬엄 둘러보기 좋다.

저수지 제방을 따라 조성된 탐방 둘레길은 많은 이가 즐겨찾는 곳이다. 특히 저녁 무렵, 붉은 태양에 물든 저수지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새벽 물안개부터 저녁노을까지, 사계절 내내 주남저수지의 색다른 풍경은 걸을 때마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주황빛 단감이 주렁주렁~단감 테마공원
 

주렁주렁 매달린 단감과 초가지붕, 푸른 하늘이 한데 어우러진 단감테마공원 내부[사진=기수정 기자]


창원은 단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고장으로 손꼽힌다. 단감의 품질 또한 으뜸이다.

북면 연동마을 일대에서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은 동읍과 대산면으로 확대·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창원에서 가장 많이 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에 창원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단감을 재배한 창원의 역사적 가치와 최대 규모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창원단감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단감을 주제로 단감테마공원을 조성했다고. 
 

창원의 특산물 '단감'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단감테마공원[사진=기수정 기자]


창원단감테마공원에서는 창원 단감의 역사, 감식초와 감잎차, 단감빵, 단감즙, 단감칩 등 단감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잔디광장과 초가동은 무료로 개방돼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즐기기 좋다. 주말에는 방문객을 위해 상설공연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빗돌배기마을에서는 단감 파이와 단감 쿠키 만들기, 단감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맛있는 단감을 수확하려면 이즈음 찾아가는 것이 좋다.
 

많은 종류의 꽃과 식물이 보타닉뮤지엄 야외정원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사진=기수정 기자]

많은 종류의 꽃과 식물이 보타닉뮤지엄 야외정원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사진=기수정 기자]

보타닉 뮤지엄 식물원 가는길, 새장 속 새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녀[사진=기수정 기자]

핑크뮬리는 그 자체로 훌륭한 포토스폿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핑크뮬리는 그 자체로 훌륭한 포토스폿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가을을 장식하는 억새[사진=기수정 기자]

저녁무렵 주남저수지를 찾은 가족[사진=기수정 기자]

주남저수지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주남 돌다리를 건너는 한 남성의 모습이 눈에 띈다.[사진=기수정 기자]

주남저수지를 찾은 모녀. 사진을 찍어주는 엄마와 귀여운 포즈를 취하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사진=기수정 기자]

[사진=기수정 기자]

단감테마공원 내부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단감테마공원 안에서 볼 수 있는 항아리. 감식초가 익어가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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