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들어서면 입구 오른쪽에 가로 13m, 세로 3m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360도 홀로그램 영상은 물론, 3D 애니메이션 등 각종 영상을 볼 수 있다. 스크린이 45분마다 우주, 정글 등으로 바뀌거나 미술 작품 등이 튀어나온다. 또 스크린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PK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기다리는 공간도 80명을 수용할 수 있어 다리가 아프지 않다. 예전에는 기다리는 데 힘들었다면 지금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 월드시티(世界城)점 지하 1층에 오픈한 중국 유명 훠궈 체인점 ‘하이디라오(海底撈)’ 스마트 음식점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같이 입을 모아 칭찬했다.
29일 환구망(環球網)은 "지난 3년간 연구해 온 하이디라오의 프로젝트 결과물이 드디어 공개된다"면서 "하이디라오가 주방과 홀에 로봇을 도입해 위생과 업무 효율 제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하이디라오는 친절한 서비스와 깨끗하기로 소문났지만 지난 2017년 훠궈(火鍋, 중국식 샤부샤부) 속에서 죽은 생쥐와 파리가 발견되면서 명성에 흠집이 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디라오가 '로봇 도입책'을 내놓은 것이다.
메뉴를 주문하면 로봇이 곧바로 창고에서 식재료를 꺼내 재료를 손질한다. 손질된 재료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배식 창구로 배달되고, 서빙 로봇이 이것을 테이블로 가져다 준다. 메뉴 주문부터 서빙까지 2분이면 가능하다고 매체는 전해졌다.
하이디라오 관계자는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홀에 나가는 모든 음식 쟁반에 전자태그를 부착해 유통기한, 신선도 등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메뉴는 자동 온도조절 기능에 의해 관리된다"면서 "섭씨 0~4도의 저온 야채 저장실에서 배식 창구로 배달되기까지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춰 훠궈를 즐기기 바란다”며 “기존 매장에서는 훠궈 국물이 네 가지 맛으로 국한됐지만 스마트 음식점에서는 소금 간부터 화자오(花椒)양까지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매체는 하이디라오가 IKMS(Intelligent Kitchen Management System) 시스템, CCTV를 도입해 매장운영, 조리, 재고 관리 등 전반적인 관리를 한다고 소개했다. 하이디라오가 파나소닉, 알리바바 클라우드(阿裏雲·알리윈) 등과 함께 공동 개발한 IKMS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37% 정도 인력을 감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디라오가 스마트 음식점을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이디라오는 지난 2016년 ‘스마트 음식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새 매장을 오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음식 주문, 결제할 때만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그다지 인력 감축에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스마트 음식점 도입을 활성화시키지 않았다. 이후 많은 연구 끝에 또다시 '스마트 음식점'을 오픈해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첨단 기술이야말로 요식업의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하이디라오의 도전을 높이 평가했지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 도입한 기술이 향후 하이디라오의 성장을 이끌고 논란이 됐던 위생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증폭됐기 때문.
또, 이들은 "스마트음식점의 매장 규모는 2200m²(약 680평), 테이블만 93개에 달하며, 같은 규모 가게와 비교하면 로봇의 도입으로 인력 20%를 감축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하이디라오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만큼 하이디라오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한편, 하이디라오는 지난 9월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1386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홍콩거래소 상장 첫날 하이디라오 주가는 10% 이상 오르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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