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교육비 유용, 소송 일감 몰아주기 등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는 박제현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이 “자리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며 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29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공직생활을 37년간 해오면서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임기 말에 의혹이 제기되고 조합 전체가 마치 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비춰졌다”며 “이미지와 신뢰가 실추돼 조합사분들께 굉장히 낯 두꺼운 상항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상조공제조합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고용진 의원으로부터 집중적인 문제제기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박 이사장이 조합 교육비 800여 만원을 활용해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웰에이징 시니어산업 최고위과정에 등록한 것과 작년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온 중국 출장, 법률사무소 ‘공정’에 소송 일감 편중, 2억원이 넘는 연봉 등이 도마에 올랐다.
조합은 국정감사 기간 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해 고용진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하고 해명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특별조사를 통해 관련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공정위 할부거래과 관계자는 “정기조사 외에 진행하는 특별조사를 통해 국정조사에서 문제된 사항들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다”며 “제보 사항 등을 마지막으로 정리해서 조만간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그동안 예산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지출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시각 차이에 따라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반성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의혹이 제기됐으니 감독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면 (공정위 특별조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박 이사장은 공정위 출신으로, 1978년 공직에 들어가 공정위 제도하도급개선과 과장 등을 역임한 뒤 2017년 한상공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고, 조합 정관상 1년 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내년 1월 상조업체 자본금 증액 데드라인을 앞두고 전체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장 본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연임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건실한 상조업체들로 업계 전체를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잡음은 조합이나 조합사 모두에게 부담”이라며 “연임은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박 이사장 자신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구조조정 데드라인을 앞두고 이사장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도 “2년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고, (조합사들이 불안해 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죄송하다. 자리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다. (연임 도전에 대해서)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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