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의 주당 근로시간이 1시간만 증가해도 임신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혼여성은 야간 또는 주말근무를 하면 결혼할 확률이 떨어졌다.
이는 미혼여성의 결혼확률을 높이고 기혼여성의 출산율을 높이려면, 여성근로자의 근무시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0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학력·임금의 영향을 배제한 상태에서 기혼여성의 주당 총 근로시간이 1시간 증가하는 경우 1년 이내에 임신할 확률은 0.3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5차에 걸쳐 여성근로자의 근로실태, 관리직 진출 경로, 일·가정 양립실태, 출산 관련 의사결정 등을 조사한 '여성관리자패널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근로시간이 1시간 증가할 때 대리급 이하 직급일 경우 임신 확률은 0.43%포인트 낮아지고, 첫째 자녀일 경우 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근무시간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주당 총 근로시간의 증가는 미혼여성의 결혼확률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야간이나 주말 등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회사 일을 하는 경우에는 1년 이내 결혼할 확률이 3.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시차출퇴근제도가 있는 경우 결혼확률은 7.1%포인트 증가하고, 재택근무 제도가 있는 경우 결혼할 확률은 10%포인트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정 양립을 힘들게 하는 장시간 근로시간은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 취업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0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보고서는 "결혼의 증가가 곧 출산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결혼을 결정하는 데 도움되는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도 등이 활성화될 경우 출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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