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부터 차지철까지'…손학규-청와대, 임종석 '자기정치' 설전

손학규 "비서실장이 대통령 제치고 야단인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3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청와대가 29일 임종석 비서실장의 화살머리고지 방문을 두고 '자기 정치' 설전을 벌였다.

포문을 연 것은 손 대표였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실장이 대통령 외유기간 중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 등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공식홈페이지의 첫 장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화살머리 고지를 방문한 동영상이 임 실장의 내레이션과 함께 유튜브로 방영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왜 이러나? 비서실장이 왜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을 부하 다루듯 대동하고 전방을 시찰하며,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며 "이것이 제왕적 대통령제 하의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정치의 폐단"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임 실장, 비서실장은 나서는 자리가 아니다. 자기 정치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시라. 국민들은 또 하나의 차지철이나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했느냐"며 "그 자체에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동영상을 내레이션한 것은 국민소통수석실에서 화살머리고지에 다녀온 뒤에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 대표와 임 실장은 앞서 '꽃할배'로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임 실장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야 대표의 동행을 요청하면서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손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SNS로 '꽃할배가 어쩌고 저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비서실장이 자기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