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침수…현지 관광객 "장화 무용지물, '물의 도시' 몸소 체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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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10-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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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폭우에 베네치아 도심 75% 침수돼

이탈리아 북부를 강타한 폭우로 조수가 해수면 위 156㎝까지 급상승하면서 물바다가 된 베네치아에서 29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물속을 걸어다니며 관광에 나서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동부 수상 도시로 알려진 베네치아의 도심 75%가 폭우에 의해 침수돼 현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이탈리아 전역에 폭우와 강풍이 몰아쳤다. 특히 북부 지역에는 시속 100km의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지속돼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수상도시 베네치아의 범람 수위가 156cm를 기록했고, 도시 전체의 75%가 물에 잠겼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베네치아의 범람 수위는 베네치아 통계상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베네치아가 최악의 침수로 실제 ‘수상(물)의 도시’로 변하자 현지 당국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산마르코 광장을 폐쇄하고, 수상버스의 운항을 중단했다.

현재 베네치아에 체류 중인 관광객들은 말 그대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한 관광객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물이 가득 찬 베네치아 도심의 사진과 함께 “‘물의 도시’라고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물의 도시’를 체험하게 될 줄이야”라고 침수 상황에 당황했다.

다른 관광객은 “옆집 할머니가 장화를 빌려줬는데, 무용지물이다. 물 도대체 언제 빠지냐. 여행 왔는데,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 갑작스러운 비에 길거리서 5유로나 주고 우산 샀는데 펴자마자 고장이 났다. 되는 일이 한 개도 없다”며 온갖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부 관광객은 물에 잠긴 베네치아 사진을 올리며 “다 물에 잠겨 갈 때도 없고 향후 일정 정하는 것도 막막하지만, 그래도 베네치아 이쁘네”라며 위안을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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