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마라’(감독 클라이브 톤지)는 잠들면 찾아오는 죽음의 악령 ‘마라’의 존재를 깨닫고 그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수면’이라는 소재를 공포와 접목해 실제적인 공포를 완성했다.
‘마라’의 프로듀서 스티븐 슈나우더는 인기 프랜차이즈 공포영화인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와 ‘인시디어스’ 시리즈 등 참신한 소재와 일상적인 요소로 전 세계에 ‘공포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 일상적인 공간을 공포의 대상으로 탈바꿈하는 데 능한 스티븐 슈나우더는 이번 작품에서도 수면이라는 소재를 공포에 녹여내 관객들의 일상을 뒤흔든다.
31일 개봉한 영화 ‘할로윈’(감독 데이비드 고든 그린)은 할로윈 밤의 살아 있는 공포로 불리는 ‘마이클 마이어스’가 40년 전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여자 ‘로리 스트로드’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978년 개봉해 공포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할로윈’의 속편이다.
마지막으로 오는 8일 개봉하는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 분)’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 분)’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 공포영화 명작으로 손꼽히는 1986년작 ‘여곡성’을 현대적으로 해석,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유영선 감독은 “원작이 워낙 유명해 기대되면서 부담도 컸다. 원작을 모르는 10대와 20대도 흥미 있게 볼 방법이 뭘까 많이 고민했다. 원작의 스토리텔링과 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뭔가를 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포스러운 장면을 다이내믹하고 에너지 넘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포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공포영화의 방식이 아닌 빠른 호흡의 템포를 만들며 원작의 백미로 꼽혔던 지렁이 국수, 옥분의 만(卍)자, 닭 피를 마시는 신씨 부인 등 다양한 소재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현해냈다고 거들었다.
공포영화 개봉 시기는 왜 늦어지고 있는 걸까? 한 영화 관계자는 이에 관해 “전체적 영화 시장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 배급사 텐트폴 영화가 극장가 성수기인 7~8월에 배치되고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들인 장르 영화들은 비수기로 흩어지게 된다는 것.
관계자는 “장르 영화들이 설 자리를 찾다 보니 (개봉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또 공포영화 관객층이 10~20대가 주를 이루다 보니 수능 및 방학 시즌에 맞게 점차 개봉 시기가 가을·겨울로 굳어지고 있다. 영화 콘텐츠가 탄탄하다면 여름 개봉 공식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요즘은 가을·겨울 개봉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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