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소주’, 제주 넘어 서울까지 술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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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10-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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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립 68주년 맞춰 신공장 준공…수도권 공략 본격화

  • 전국 유통·해외 수출 급증…대기업 공세 속 제주시장 사수 과제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가 30일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공장 준공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서우 기자]


제주도 대표 주류회사인 ‘한라산소주’가 새 공장을 짓고, 서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립 68년 만에 새 공장을 준공하고 매출을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라산소주는 지난 1950년 설립한 제주도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신공장 준공과 함께 수도권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향토기업을 넘어서 전국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현재웅 대표는 “지금은 매일 생산해도 도매상에서 우리 술을 사겠다고 기다리는 곳만 100곳이다. 원하는 물량을 주지 못하니 부분적으로 나눠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라산소주는 최근 들어 제주 지역을 넘어 전국 유통은 물론 해외 수출이 급증하는 등 많은 생산량을 요구받고 있다. 매출도 2017년 460억 원으로 2014년 395억 원에 비해 65억이 증가했다. 제주도 밖 수출량은 2016년 300만병에서 2017년 500만병으로 늘었다. 올해는 수출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시 한림읍 소재 신 공장은 지난해 9월 첫 삽을 떠 다음 달 2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대지면적 1만530㎡(약 3185평), 건축 연면적 6937.71㎡(약 2099평)에 4층 규모다. 기존 하루 15만병에서 25만병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췄다. 최첨단 제조설비를 도입해 한라산소주의 특유의 맛과 부드러움을 살리는 등 품질도 향상시킨다.

한라산소주는 신 공장을 견학로·역사관과 옥상 전망대를 마련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현 대표는 최근 지하수 수질 검사 결과 한라산소주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식약처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 게재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된 사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올해 8월 신공장 건설로 생산이 중단된 시기에 검사해 총대장균군과 pH 농도 기준 2가지 항목에 대해 ‘부적합’이 나온 것으로, 이후 재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라산소주 2종[사진=한라산소주 제공]



다만 신세계 ‘푸른밤’ 등 대기업들의 연이은 진출로 공고했던 홈그라운드 점유율이 흔들리는 것은 제주기업인 한라산소주가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제주도 내 80∼90%에 달하던 한라산소주 점유율은 최근 60%가량으로 낮아졌다.

앞서 경남향토기업 무학소주도 수도권 진출에 공을 들였다가 오히려 본진인 부산지역 등에서 대선주조에 점유율이 밀리는 등 쓴 맛을 봤다.

현 대표는 “신세계 같은 대기업은 백화점·이마트 등이 있고, 하이트진로도 맥주 제품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는 소주 하나밖에 없다”며 “전국구 유통망이나 공격적인 영업력을 가진 대기업과 경쟁하다 보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신공장을 랜드마크로 키워 관광객을 유치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등 제주 향토기업으로서의 역할게 충실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면 대기업과 싸움에서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 점유율을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도외 수출에도 힘쓴다는 전략이다. 제주도 시장은 사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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