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에 이어 고용세습 논란까지 일면서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성차별 채용 논란으로 금융공기업들이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4곳의 기관장이 교체됐다. 이 가운데 개인사로 사퇴한 김규옥 전 기보 이사장을 제외하고 서민금융진흥원과 신보는 전임 기관장이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그만뒀다.
황록 이사장은 2월 갑자기 직을 내려놓은 후 공석이었던 신보 수장 자리는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이 앉았다. 윤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월 임명된 이정환 주금공 사장도 이러한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사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에서 일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부산시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내는 등 이번 정권에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집권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전 정권이 했던 ‘코드 인사’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후폭풍이 금융공기업에도 일고 있다.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올해 10월 현재까지 금융공기업에 채용된 직원 중 29명이 기존 임직원과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관별로는 기은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감원 6명, 신보 5명, 산은 1명, 한국자산관리공사 1명, 주택금융공사 1명이었다.
기존 임직원과 친·인척 관계인 이들은 친·인척이 재직 당시 공채(정규직)로 채용되거나 비정규직으로 채용돼 무기계약직 등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은 기획재정부의 기준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한국예탁결제원·산업은행·기업은행은 모두 작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지만 최종합격자의 남녀 비율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성차별 전형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2016년 합격자의 여성 비율이 33%였던 한국예탁결제원은 블라인드 전형을 도입한 이후인 2017년에도 34%, 2018년 3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산업은행은 블라인드 전형 도입 전인 2016년과 도입 이후인 2017년 합격자의 남녀 비율이 65 : 35였다.
기업은행은 합격자의 여성 비율이 2016년 32%에서 블라인드 전형 도입 이후 2017년 42%로 상승했지만, 2018년에는 다시 32%로 돌아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 비리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금융권이 아직까지도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있다”며 “공기업 전반으로 이같은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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