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이례적인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중남부 전역이 강력한 폭풍우로 침구와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고 스페인 북부 산악지대를 중심으로는 때이른 폭설로 도로가 마비됐다.
AFP 등 주요 외신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만 이번 폭풍으로 인해 11명이 사망했다. 북부 트렌티로 지역에서 산사태로 여성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베네토에서는 부러진 나무에 맞아 남성 한 명이 사망했다. 사우스티롤에서는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관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현지 재난당국은 “50~60년 만에 가장 난해한 기상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의 도시 베니스는 폭우와 만조가 겹치면서 도시 75%가 물에 잠겼다. 산마르코대성당 세례당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1000년 된 모자이크 작품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전문가들은 서둘러 진단에 나섰다.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에서는 2만3000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이탈리아 제노아 인근의 라팔로 항에서는 주변에 있던 댐이 터지면서 초호화 요트들이 부딪히고 엉켰다. 항구의 한 근로자는 “쓰나미가 오는 줄 알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폭풍우는 프랑스와 코르시카 섬 전역에도 큰 피해를 안겼다. 프랑스 전역에서 6만 가구가 정전됐고, 코르시카 섬은 29일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공항과 항구를 전면 폐쇄했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는 강풍으로 중세시대 성벽 일부가 피해를 입었다. 스위스 티치노 지역 역시 나무가 뽑히고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건물 지붕 일부가 강풍에 날라가 달리는 열차에 부딪히는 사고도 보고됐다.
한편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산악지대를 중심으로는 때이른 폭설이 쏟아졌다. 프랑스 중남부 마시프 상트랄에서는 1000여 대의 차량이 도로 위에 갇혀 밤을 지새야했다.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설로 마을이 고립되어 군인 100명이 구조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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