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작은 아침이 아니라 잠드는 순간부터입니다. 시작을 잘해야 하루가 잘 풀립니다."
31일 서울 양재동 까르마 서울사업소에서 만난 황병일 대표는 잘 자는 것, '쾌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처럼 말했다. 까르마는 메모리폼 소재를 앞세워 베개부터 침대까지 침구 전반을 만드는 기업이다. 메모리폼은 라텍스와 비슷하지만 탄성이 낮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체형에 맞게 체압을 분산시켜 최적의 상태에서 잠들 수 있도록 돕는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한국사회는 수면을 홀대한다. 반대로 황 대표는 "천국을 경험하는 시간"이라며 잠의 소중함을 말한다. 그는 침구 기업을 이끄는 동시에 학교, 기업 등에서 수면 강의를 하는 '쾌면 전도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수면 전문가가 된 것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황 대표는 1999년 국내 최초로 메모리폼 베개를 출시하며 침구 사업을 시작했다. 과거 사업 상 어려움으로 불면증을 겪던 그는 어느 날 아침 창가의 햇살을 보며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느꼈다. 그 후 잘 자기 위해 노력하며 어려움이 풀렸고, 쾌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창업 초기에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당시에는 생소한 제품이었던 탓이다. 황 대표는 "국내에서 가는 곳마다 퇴짜를 맞은 뒤 활로를 찾아 일본으로 진출했다"고 말했다. 곧 일본 수출에 성공하며 길이 열렸다. 황 대표는 "해외여행을 간 사람들이 좋다고 사온 제품이 국산 까르마였던 일도 있을 만큼 해외에서 먼저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최대 침구회사 니시까와에 수출을 앞두고 있고, 베트남에서도 제품력을 알아보고 먼저 연락을 준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단순 침구에서 기능성 제품으로 트렌드가 바뀐다"며 "첨단 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수면 시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수면 연구소를 운영하고, 경기도 안성에 4500평 규모 공장도 갖췄다.
까르마는 제품력을 토대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내년 2월을 목표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대리점과 렌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매트리스, 모션베드와 고령화 사회를 겨냥한 홈케어 제품 렌털 에 진출하며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