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습거나, 오싹하거나…'완벽한 타인'이 만든 정교한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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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10-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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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성형외과 의사 석호(조진웅 분)와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 분)은 서울 근교에 집을 장만해 30년지기 친구들을 초대한다. 변호사인 태수(유해진 분)와 가정주부 수현(염정아 분) 부부, 레스토랑 오너 준모(이서진 분)와 수의사인 세경(송하윤 분) 부부는 잘 가꿔놓은 집안을 둘러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혼한 뒤 새로운 애인을 사귀고 있다는 영배(윤경호 분)가 뒤늦게 집들이에 합류하게 되고 세 커플과 영배는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한다.

오랜 친구이며 또한 연인인 이들은 “서로에게 거리낄 것이 없고 비밀도 없다”고 자신하고 이에 예진은 “지금부터 걸려오는 모든 전화통화와 메시지를 공개한다”는 룰의 게임을 제안한다. 급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거절할 수 없었던 이들은 태연하게 게임을 시작하지만 왠지 모르게 비밀을 감춘 사람처럼 초조하게만 보인다. 예상치 못한 전화통화가 걸려오거나 문자가 도착하며 서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비밀을 감추기 위한 물밑 작업으로 ‘완벽한 타인’의 면모가 드러나게 된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와 영화 ‘역린’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이재규 감독의 신작으로 2016년 개봉한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제노베제의 ‘퍼펙트 스트레인저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서사 그리고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이 3박자를 고루 갖춘 ‘완벽한 타인’은 나름의 독특한 리듬감을 가지고 있는데 급박한 전개나 정적인 순간을 패턴화하지 않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끌어낸다.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펼치는데도 이야기가 고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은 것은 ‘완벽한 타인’ 특유의 리듬감 덕이다.

또 정교하게 쌓이는 드라마와 정서는 일상물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서스펜스와 스릴감을 안겨주는데 각 인물이 그리는 서사나 차진 대사도 흥미롭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각자 비밀을 감추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은 우습거나 오싹하거나 괴롭기까지 하다. 실내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과 인물들의 심리가 완성도가 높아 어느 캐릭터에 이입하더라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두말할 것 없이 좋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태수 역의 유해진과 수현 역의 염정아다. 두 사람은 일상에 가까운 인물들을 친근하게 표현하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려내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돕는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호흡이며 메시지는 오래도록 회자될 만 하다. 석호 역의 조진웅과 예진 역의 김지수는 스스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면면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준모 역의 이서진과 세경 역의 송하윤은 몰랐던 이면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배우들이 그려내는 호흡과 케미스트리 그리고 작은 리액션 등등을 살펴보는 것도 영화의 묘미다. 영화의 결말에 따라 의미가 바뀌기도 하고, 모르고 지나갔던 이른바 떡밥들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N차 관람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31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15분 관람등급은 1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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