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패널 과다 공급에 따른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 징둥팡(京東方·BOE)은 지난달 29일 저녁 3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9% 상승한 259억9100만 위안(약 4조24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81.42% 하락한 4억400만 위안에 그쳤다. 이로써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비 0.08% 늘어난 695억 위안, 순익은 48% 하락한 34억 위안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또 다른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웨이신눠(維信諾·비전옥스)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비전옥스는 올 1~3분기 매출이 9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2.92% 늘어난 반면, 순익은 149.65% 급락해 1억50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다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선톈마(深天馬·티안마)도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해 1~3분기 매출이 217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75%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익은 11.14% 하락한 12억7500만 위안에 그쳤다.
공급 과다에 따른 패널 가격 하락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제일재경일보는 31일 보도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그메인텔 리야친 총경리는 "올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며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패널 1㎡당 평균가격이 36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8달러에서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 들어 LCD TV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다가 3분기 들어 '반짝' 반등했지만 반등 폭도 크지 않을 뿐더러 10월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BOE 순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AVC에 따르면 올 4분기 들어 패널 수요가 전체적으로 둔화하면서 11월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 크다. 구체적으로 11월 32·43·50인치 LCD 패널 가격이 2달러 하락하고, 55·65인치 LCD 패널 가격이 각각 3, 4달러씩 하락하면서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비교적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도 시장에 공급 과다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 전자업체 폭스콘이 광저우에 10.5세대 생산 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또 다른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인 HKC도 8.6세대(2250×2600㎜) LCD 제조라인을 건설하면서다. 여기에 더해 미·중 무역전쟁, 위안화 환율 등 영향으로 국내외 수요도 둔화돼 내년에도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엔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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