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베트남에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배트남에는 최근 몇 년 새 삼성전자(스마트폰·TV·가전) , 삼성전기(카메라 모듈) , 삼성SDI(소형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OLED 패널) 등 삼성의 전자 계열사 주력 제품 생산 공장들이 잇따라 둥지를 틀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들 공장의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공장 건설을 통해 베트남을 비롯, 급부상하는 동남아 시장의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베트남 전략 생산거점화··· '제2 도약' 꾀한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한 시간가량 면담하는 자리에선 삼성전자의 새로운 공장을 짓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장기적이고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의 베트남 전략 생산거점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삼성의 전자 계열사 대부분은 현재 주력 제품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한 해외 다른 공장의 생산량을 축소하는 대신 이들 공장의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8년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공단, 2013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설립한 휴대폰 1·2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은 1억5000만대로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응우옌쑤언푹 총리 면담에서 거론된 신공장도 스마트폰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전자는 TV 등 생활가전을 남부 호찌민 근처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삼성전자의 TV 대부분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 첸나이 공장의 TV 생산라인을 축소하고 해당 물량을 베트남 공장에서 충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이곳에서 동남아 지역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지역 TV 물량까지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장비 공장 등에도 추가 투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베트남에서 차세대 사업이자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디플레이가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 OLED 패널의 경우 최근 스마트폰의 주력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은 상태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물량도 이곳에서 담당하고 있다.
삼성SDI의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스마트폰 배터리 등 소형 배터리도 대부분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특히 지난 9월 19일 설립 5주년을 맞은 삼성전기 베트남법인의 경우 삼성전기 총 매출 6조8385억원 가운데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카메라 렌즈 장착 확대에 따라 향후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값싼 노동력, 시장 성장 가능성, 친기업 정책 등 매력적
이처럼 삼성이 선제적으로 베트남을 전략 생산 거점화하는 이유로는 값싼 노동력, 시장 성장 가능성, 친기업 정책 등이 꼽힌다.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일컬어졌던 중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세제혜택 등을 통해 외국 기업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다.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올해 1~9월 6.98%에 달한다. 또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동남아 전자산업 생산은 연평균 5.4%씩 성장했으며, 이 가운데 베트남의 성장률(10.6%)이 특히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전자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호찌민에 총 면적 700㎡에 달하는 동남아 최대 규모 B2B(기업 간 거래) 종합전시관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종합전시관을 운영하는 곳은 미국, 폴란드 등 주요 시장뿐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전시관을 베트남뿐 아니라 동남아 전 지역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최첨단 B2B 솔루션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베트남이 서로 득이 되는 부분이 많아 전략적인 파트너로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 베트남 총수출에서 삼성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르며, 관련 종사자만 15만명이 넘는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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