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홍심의 낭군인 원득(도경수 분)과의 호흡 뿐 아니라 아버지 연씨(정해균 분), 그리고 홍심의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정제윤(김선호 분)과의 케미스트리도 이 드라마의 시청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낸 남지현은 “정해균 선배님은 실제로 아버지 같다. 진짜 자연스러웠다. 아버지가 혼내셔도 걱정하는 마음에 혼내는 거라는 게 느껴졌다”며 “(김)선호 오빠의 경우에도 연극에서 오래 연기를 하고 드라마로 넘어온 배우였기 때문에 유머러스 하다. 선호 오빠와도 나이차이가 많이 안 느껴질 만큼 편하게 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가장 오그라들었던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지현은 “저와 경수 오빠 모두 그런 달달한 대사들은 오그라들어하는 성격이다. 개인적으로는 맷돌을 돌리는 장면이 가장 예쁜 장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후에 원득이가 뽀뽀로 수결을 해주는데 그런 아기자기한 장면이 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남자친구가 없다. 연기를 하면서 가끔은 비참하기도 하다”고 웃으면서도 “언제 그런 경험을 해보겠냐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도 꼽았다. “생일 축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던 그는 “생일을 축하하는 장면이 원득이가 송주현 사람들과 진짜 하나가 됐던 순간, 또 서로에 대해서 처음으로 걱정하고 의지했다는 게 드러나는 장면이라 생각해서 그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찍을 때도 정말 많이 웃었던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2004년 9살의 나이에 MBC ‘사랑한다 말해줘’에서 아역 배우로 첫 연기를 시작한 남지현은 성인연기 경력은 이제 갓 4년차에 접어들었다. 성인 연기자로서 부담과 고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남지현은 “저는 천천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같은 배우의 경우 워낙 변수가 많지 않느냐. 그래서 작품도 캐릭터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도 있고, 제가 어떤 걸 보여드릴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건 매 작품마다 했던 고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배우들의 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많이 배웠다. 모두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전했다.
20대 여배우로서의 고민은 무엇일까. 남지현은 “모든 20대 배우들의 공통 과제가 자신만의 색을 찾는 것이라고 본다. 자기만의 강점과 약점이 어떤 건지 알고 여러 작품을 통해 만들어 내고 스스로 그것에 대해 깨우치는 것 같다. 그건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그렇다”며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난관을 만나기도 하는 것처럼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 나이대이지 않느냐. 하지만 그런 난관도 부딪혀야 3~40대 안정권에 들어갔을 때 할 수 있는 연기가 많을 거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연기에 발을 들인지도 이제 오래됐고, 앞으로도 발전해가야 하는 책임감도 있다. 하나의 직업군으로 제 인생에서 자리매김 했기 때문에 도태되는 걸 원하지 않아 조금이라도 잘 할 수 있는 건 잘하자는 마음이다. 20대 배우로서는 그게 가장 큰 고민이다”라고 덧붙였다.
‘백일의 낭군님’ 촬영할 당시 고민도 있었다. 그는 “귀여워보여야 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지만 너무 어려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런 부분은 정말 걱정이었다. 저희가 잘 해내는 것과 시청자 분들이 봐주시는 건 또 다를 수 있지 않느냐”라며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처음부터 좋게 봐주셔서 걱정할 건 아니었겠다 싶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은 저 스스로에 대한 거였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조율을 했었는데 편집실에서 볼 수는 있지만 시간상의 여유가 없었던 건 조금 아쉽다”고 밝혔다.
늘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남지현도 분명 배우로서 가진 강점이 있을 터. 어떤 감정이 있는지 물었다.
남지현은 “앞으로도 바뀔 수는 있을 것 같다. 지금도 ‘같다’다. 20대 후반이나 30대에는 바뀔 수 있지만 지금 생각하기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강점이지 않을까 싶다. 연기를 하게 되면 연기 속에 묻어나는 분위기나 화면을 뚫고 시청자분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이라는 게 있는데 그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아서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그는 “‘백일의 낭군님’이 잘됐다고 해서 다음 작품 선택에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백일의 낭군님’은 열심히 작업한 보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작품이 끝나더라도 매번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해서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생각보다 없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남지현은 “연기는 매번 할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어렵다. 가끔 하다보면 내가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표현하는 거기 때문에 완전히 만들어진 인물을 연기를 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어서 되게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고 그런 걸 많은 분들이 보시는 게 부담스럽지만 그건 배우라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며 “연기는 항상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직업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는데 나를 잘 지켜야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둘 수 없는 건 그걸 잘 해냈을 때의 뿌듯함이 엄청 크다. 내 마음속의 한계치가 올라가는 느낌이라서 자꾸 자꾸 더 큰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배우 남지현이 아닌 인간 남지현으로서의 고민은 뭘까. 그는 “저에 대해 솔직함을 보여야 하는 책임감이 좀 크다. 저희는 보이는 모습이 화려한 경우가 많고, 대중의 이미지를 따라가야 하지 않느냐.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나답고 남지현스러울 수 있을까 하는 것, 저에 대한 추상적인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했다.
대중들이 보는 남지현은 어떤 모습일까. 남지현은 “대중들이 보시는 저의 모습은 똑 부러지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신다고 생각한다. 그게 거짓된 이미지는 아니다. 저 역시 이왕이면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게 완전히 만들어진 이미지는 아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선과 악이 공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남지현은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2년 안에 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2년 안에 연기도 하고, 학업도 지금처럼 병행하면서 졸업을 무사히 하는 게 목표다. 일단 올해 안에는 작품을 더 하는 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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