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징둥(京東)’이 화장품 택배 상자에 쓴 광고 문구 때문에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경쟁상대인 쑤닝(蘇寧)의 O2O 플랫폼인 쑤닝이거우(蘇寧易購)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징둥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최근 징둥이 화장품 택배 상자에 "립스틱도 안 바르면 남자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문구를 새겨 넣으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상자를 받은 고객에 한해, 문제의 상자를 화장품으로 교환해 주는 방식으로 보상하기로 했다고 중국 시나커지(新浪科技)가 30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문구가 새겨진 택배상자는 현재까지 1000개가 배달된 가운데 이 광고가 성차별적이라고 생각한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올리면서 논란은 삽시간에 확산됐다. 같은 문구가 새겨진 상자는 30만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징둥닷컴은 “여성들에게 재미를 선사해 관심을 끌려고 했을 뿐,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문제가 된 광고문구와 관련해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며 앞으로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공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자 쑤닝이거우는 곧바로 SNS인 웨이보를 통해 '립스틱은 표현의 일부분'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징둥을 겨냥했다. 립스틱을 바르면 화려해지고, 바르지 않으면 자연스럽고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면서 립스틱으로는 나 자신을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의 최대 소비 축제인 광군제(11월 11일)를 앞두고 '성차별' 논란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쑤닝이거우가 물고 늘어지면서 징둥은 광군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싱투데이터(星圖數據)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당일인 11일 하루 오프라인 매출을 제외한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 매출액은 2539억7000만 위안(약 41조4835억원)이었으며, 점유율은 알리바바의 톈마오(天猫·티몰)가 66.23%, 징둥이 21.41%, 쑤닝이 4.34%를 기록했다.
쑤닝은 지난해 광군제 매출 2위인 징둥을 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광군제 쇼핑축제에 온라인은 물론 900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참여시키고 새로운 서비스를 하는 등 매출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징둥을 깎아내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 9월에도 쑤닝은 류창둥(劉強東) 징둥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체포됐을 때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징둥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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