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문제로 CFO 선임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동양생명이 계열사 ABL생명에서 임원을 충원했다. 다만 새로 부임한 김수봉 부사장은 감사직을 담당할 것으로 보여 CFO 공백 현상이 4개월 넘도록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오는 16일자로 김 부사장을 정식 선임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김 부사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ABL생명에서 감사실장으로 일해 왔다.
동양생명은 아직 김 부사장이 맡을 업무를 확정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식 부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천천히 확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감사를 담당했던 이병호 동양생명 상무가 최근 임기만료로 회사를 떠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부사장이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김 부사장이 감사 역할을 맡게 되면 동양생명의 CFO 공백은 4개월 이상 이어지는 셈이다. 동양생명은 2021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던 짱커(Zhang Ke) 전 부사장이 지난 8월 돌연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이후 CFO 자리를 비워놓고 있다. 이는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의 내부 사정 탓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그룹의 총수였던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은 올해 초 중국에서 경제사범으로 기소돼 최근 징역 18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중국 금융당국은 내년 2월까지 안방보험그룹을 위탁경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짱커 전 부사장은 우샤오후이 전 회장과 함께 일한 인물로 꼽힌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현직에 있을 당시 짱커 부사장은 안방보험그룹 재무부 총경리·총괄 등을 역임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우샤오후이 전 회장과 연관성 탓에 짱커 부사장이 물러났으며, 후속 인사도 지연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CFO 선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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