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야구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욕심이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매번 멋있는 플레이를 상상하면서 집을 나서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형편없는 실력 탓에 승리보다 패배가 더 잦습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면 그래도 괜찮은데 그것도 아닙니다.
느린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빠뜨리고 바로 머리 위에 뜬 공도 놓치기 일쑤입니다. 던진 공은 같은 편이 잡을 수 없는 엉뚱한 곳으로 날아갑니다. 타석에 설 때마다 홈런을 상상하지만 방망이는 언제나 허공을 가릅니다. 타점 기회에서 헛스윙 삼진을 먹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때면 저 자신이 미워집니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모든 장면을 되새기면서 저의 실력을 저주합니다.
그러고 나선 "장비가 문제야"라는 정신 승리 회로를 작동시키고 쇼핑몰을 뒤집니다. 따로 개인 레슨도 받아봅니다. 장비를 마련하고 연습도 하고 나면 다음 경기에서는 내가 머릿속에서 그리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때뿐입니다. 다음 경기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똑같이 좌절하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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