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엄앵란이 남편 고(故) 신성일의 대표작으로 ‘맨발의 청춘’을 꼽았다.
4일 오후 3시경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신성일의 빈소에서 엄앵란은 남편을 먼저 보낸 심경을 전하며 ‘맨발의 청춘’을 그의 대표작으로 언급했다.
엄앵란은 신성일의 대표작으로 ‘맨발의 청춘’을 꼽으며 “그 영화로 상도 받고 흥행도 했다. 영화 제작자로서의 위치도 확 올라갔다”며 “역할도 참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1964년 김기덕 감독의 멜로드라마 영화인 ‘맨발의 청춘’은 신분적 배경이 다른 남녀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다. 당시 극동흥업주식회사에서 제작한 이 영화에는 신성일, 엄앵란, 트위스트 김, 이예춘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폭력배 서두수(신성일 분)와 한국 대사의 딸인 요안나(엄앵란 분), 젊은 남녀의 신분을 초월한 운명적인 사랑이 현실에서 외면당해 결국 두 남녀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제2회 청룡영화상에서 미술상을 받았고, 신성일을 당대 최고의 배우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한편 신성일은 데뷔 이후 500여편에 달하는 다작을 남겼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그의 출연 영화는 524년,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해 ‘신성일 회고전’을 맞아 펴낸 책 ‘배우의 신화, 영원한 스타’에서 박찬욱 감독은 신성일에 대해 “이토록 한 사람에게 영화 산업과 예술이 전적으로 의존한 나라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없었다”고 평했다.
아울러 박 감독은 “신성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 영화사는 물론 한국 현대 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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