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이 중국에서 ‘무인양품(無印良品)’이라는 상표를 쓰지 못하게 됐지만 발빠른 대처로 현지 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포장 변경에 따른 원가 부담, 현지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하락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향후 성장해 나가는 데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일본 무인양품이 앞으로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무인양품이라는 상표를 쓸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는데도 당황한 기색없이 상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갔다고 중국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베이징 면방직품 유한회사라는 중국 업체는 일본 무인양품을 대상으로 무인상품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2011년 설립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면방직품 유한회사는 자신들이 24종 품목에 대해 ‘무인양품’ 상표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중국 기업의 손을 들어줬고 일본 무인양품에 대해서는 해당 상품의 ‘무인양품’ 상표 사용을 중지하고 중국 기업에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자 무인양품은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현재 무인양품은 ‘브랜드 없는 좋은 물건’이라는 뜻의 ‘무인양품’과 ‘무인양품’의 일본어 발음 ‘무지루시료힌’에서 두 글자를 따 온 ‘MUJI’ 두 가지 상표를 쓰고 있는데, 문제 되는 제품에 'MUJI'를 대신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매체는 "중국 진출 전 베이징 면방직품유한회사가 침대보, 수건 등 24종 제품에만 ‘무인양품’이라는 상표권을 중국 상표총국에 등록했을 뿐, 그 외 다른 24종은 등록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등록되지 않은 제품에 무인양품 상표를 쓸 수 있다"고 전했다.
무인양품 측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 내에서 일본 무인양품으로 사칭하고 다니는 매장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면서 "‘짝퉁 무인양품’에 대해 단속의 칼을 꺼내들었다"고 전했다. "무인양품을 사칭하면서 상표권이 등록된 제품에 상표를 써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인양품의 이와 같은 대처에 일부 중국 전문가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상표권을 둘러싸고 소송 전쟁을 벌이다가 판단 실수로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 경우가 허다했다”면서 “하지만 무인양품은 상표권 소송보다는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데 주력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 2분기 중국 매출액이 현지 진출 이래 처음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며 포장 변경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또다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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