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삼성전자와 맞손...고객 통합앱 'VIK'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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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8-11-0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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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고객에 최적화 된 갤럭시 폰 내년 초 선보일 예정

  • 전기차 배터리 등 협력 분야 확대 가능성...제품 규격 등 과제도 남아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왼쪽)과 박병대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5일 기아차 비트360에서 양사 간 제휴 마케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기아자동차 제공]



국내 재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가 기술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1990년대 삼성이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며 내부적으로 협업을 금기시하기도 했던 양사는 향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동맹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높였다.

기아차는 5일 서울 강남구 비트360에서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과 박병대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사 간 제휴 마케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기아 빅(KIA VIK)'은 고객이 차량 구매정보부터 운행 유지관리, 중고차 처분까지 자신의 ‘카 라이프(Car Life)’ 전 과정을 스마트폰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양사는 고객 디지털 경험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업 맞춤형 솔루션 ‘녹스 커스터마이제이션(Knox Customization)’과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시작 및 종료화면에 ‘기아 빅’ 테마 적용 △기아 빅, UVO 등 기아차 고객에게 최적화된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갤럭시 폰을 내년 초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권혁호 부사장은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이었을지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면서 “올해 초 1월 신년사에 밝혔듯이 이번 협업은 고객 가치 창출을 통한 스마트 기아를 만들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 협약을 통해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 외 전기차용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실질적인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게 된 것도 양사의 협력 분야 확대에 힘을 싣는다.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정 부회장이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 강자인 삼성의 손을 잡고 이를 해결할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은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박병대 부사장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위해 (현대·기아차가)나서면서 저희들에게 기술 개발을 의뢰해 왔다”면서 “좋은 생각이고 양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가 당장 자동차 관련 분야부터 협업을 시작하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은 산적해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제품을 쓰고 있는데, 폭스바겐·BMW·포르쉐 등에 납품 중인 삼성SDI의 제품과는 규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가 협업하더라도 삼성 배터리가 현대차에 장착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대차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쓰는데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지금 시작해도 제품 개발, 필드 테스트 등을 거치는 데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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