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의 예외국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정유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5일 정유·석유화학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한국은 대이란 제재의 예외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해 생산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등은 반도체·자동차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출 주력 제품으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2단계 대이란 제재의 예외국에 한국이 포함되는지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제재에는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제품 등이 제재 대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로 국내 수입이 허용된 이란산 원유 물량 규모를 일 평균 약 20만 배럴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예외국 인정을 통해 가슴을 쓸어내린 국내 정유사는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에쓰오일(S-OIL)의 경우 제품 생산에 이란이 아닌 사우디산 원유를 주로 사용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 AOC가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지분율 63.4%)이기 때문이다. GS칼텍스도 GS에너지가 50%, 미국 정유사 셰브런이 나머지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
반면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 등은 그간 이란산 원유인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를 주로 수입해왔다. 콘덴세이트는 같은 양이라도 일반원유보다 나프타가 더 많이 생산돼 나프타 추출에 최적화된 유종으로 평가 받는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정유 사업 이외에도 화학 사업을 통해 영업이익을 높이고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액 중 화학 사업을 포함한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20%,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46%에 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록 6개월이지만 이란산 원유 도입을 재개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국내유가 안정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시적이기는 하나 제재 예외국 명단에 포함된 것 자체는 정유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물량이나 수급량 기준 등은 정부와의 구체적 논의를 통해 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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