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로 향하는 차이나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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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11-0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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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1~3분기 중국 기업 발칸반도 M&A 거래액 4978% 급증

  • 자연 및 인문 자원 풍부, 낮은 인건비 부담, 유럽시장 진출 관문

 

발칸반도 크로아티아.[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제공]
 


미국과의 무역전쟁, 한층 강력해진 관리·감독 등 악재 속에서 차이나머니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교차점인 발칸반도로 향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시아와 유럽의 충돌로 경제 발전에 제약이 많았지만 최근 기업경영 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중국 기업이 주목하는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5일 보도했다.

톰슨·로이터 통계에 따르면 올 1~3분기 이미 공개된 중국 기업의 발칸반도 국가 및 지역 인수·합병(M&A)안은 총 7건이다. 거래액은 26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4978%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지난 10년간 발칸반도 M&A 총액인 11억5600만 달러의 2배에 육박하는 액수다.

굵직한 거래로는 중국 쯔진(紫金)광업이 14억6000만 달러에 세르보가 공국 구리광산 지분 63%를 매입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외에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海信)가 슬로베니아의 대형 가전업체 고롄예(Gorenje) 지분 95%를 인수하기도 했다. 고롄예는 1950년 탄생해 직원 1만1000명을 두고 있는 유럽 대표 가전업체 중 하나다. 주방기기와 세탁기 등이 경쟁력으로 탄탄한 유럽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중국 기업의 발칸반도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올 1~3분기 EU의 발칸반도에 대한 M&A 투자는 34억1100만 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열기가 뜨거움을 엿볼 수 있다. 러시아의 거래액은 36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최근 홍콩상회는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산업 시찰'에 나서기도 했다. 

샤오후이진(蕭惠君) 홍콩상회 회장은 최근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발칸반도는 자연과 인문 자원이 풍부하고 세금과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며 막대한 개발 잠재력까지 있다"며 이 지역을 주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중·미 무역전쟁이 지속되면서 본토에 공장을 세운 홍콩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고 미국 시장은 점점 더 폐쇄적이 될 전망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며 "때마침 중국 당국이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조성을 추진 중으로 이 속에서 기회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동부 유럽 16개국과 중국이 마련한 협력 플랫폼인 '16+1'과 일대일로 추진 등으로 중국 기업과 발칸반도 국가의 인프라 관련 협력과 M&A 거래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기업은 특히 이 지역의 철강, 광산 등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발칸반도의 기업 경영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도 중국 기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31일 세계은행(WB)이 발표한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도니아가 세계 10위에 올랐다. 토지개발비를 낮춰 건축사업 비용을 줄인 것이 높게 평가됐다. 코소보는 창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 13위에 랭크됐다. 몰도바,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도 창업하기 좋은 국가 14위, 38위, 40위를 기록했다.

투자와 소비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 흐름도 안정적이다. 세계은행은 올해와 내년 발칸반도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했다. 중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발칸반도가 서유럽 '하이엔드' 시장에 진입하는 문이 될 수 있어 특히 매력적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잠재력도 상당하다. 특히 관광시장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탕쩌취안(唐澤權) 홍콩상회 부회장은 "이번 발칸반도 시찰을 통해 세르비아와 루마니아의 의류·잡화, 전자부품과 개인 통신기기 등 수입품 가격이 높아 현지 제품과 가격차가 상당함을 발견했다"면서 "이는 가성비가 좋은 중국 기업에 있어서 기회"라고 분석했다.

또, 발칸반도 각국의 특색있는 제품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고대하고 있어 '윈-윈'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의 미용제품은 EU 기준에 부합할 정도의 높은 품질을 갖췄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발칸반도 관광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인 관광객도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크로아티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연인원 기준 31만명이 넘었다. 이는 전년 대비 57% 급증한 수준이다. 세르비아를 찾은 관광객 수는 121%, 몬테네그로를 선택한 중국인 관광객도 100% 이상 급증했다.

무비자 정책 등을 실시해 중국 유커의 관심을 끈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루마니아는 11월부터 관광업 부가가치세율을 기존의 9%에서 5%로 인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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