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좌충우돌 체험기가 아니다. 한국말이 유창하고 김치를 좋아하는 외국인 사위의 소소한 일기도 아니다. 한국 사회가 간과하는 추한 면모를 비판하는 르포르타주도 아니다. 소설가 김인숙의 추천사처럼 “낯선 곳에서 바라보는 자신의 내부, 타인의 내부를 통해 바라보는 나와 우리들의 외부”, 즉 경계에 선 사람이 그 경계를 직시하는 이야기다.
이 책의 원제 ‘Corea: apuntes desde la cuerda floja’는 ‘흔들리는 외줄 위에서 써 내려간 메모들’이란 뜻이다. 추락하지 않기 위해 출렁이며 줄을 타는 것처럼 존재가 흔들리는 위태로운 상태에서 쓴 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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